오는 9월 이후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가운데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서울의 분양가 5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와 취득.등록세, 대출이자 등을 모두 감안해 1억4천여만원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지 않고 분양가 상한제의 기본형(전체 옵션)으로 적용해도 1억2천여만원이 떨어진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 대상은 현재의 자율화 아파트에 비해 마감 수준이 낮고,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해 입주자가 개별적으로 시공하면 비용이 더 들어 실제 절감효과는 이보다 낮을 전망이다.
◇ 5억원짜리 아파트 입주시 절감 비용 = 17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의 분양가 5억1천만원짜리 34평형 아파트를 분석한 결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3억9천100만원 선으로 23%(1억1천900만원) 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분양가가 낮아지면서 분양가의 2.2%(전용 25.7평 이하)인 취득.등록세도 당초 1천122만원에서 860만2천원으로 261만8천원이 절감된다.
분양가의 40%(투기지역)인 중도금 대출 금액도 현재 2억400만원에서 1억5천64만원으로 4천760만원이 감소하고, 이에 따른 대출 이자(연 6.5%, 공사기간 27개월, 입주시 상환 가정) 역시 2천155만원에서 1천652만원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34평형 아파트 입주때까지 필요한 비용은 분양가와 취득.등록세, 대출이자 등을 더해 현재 분양가 수준에서 5억4천277만원이 들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4억1천612만2천원으로 1억2천664만8천원(분양가 대비 23%)을 절감할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후 입주자가 마이너스 옵션제를 선택하면 어떻게 될까.
업계는 마이너스 옵션 비용이 분양가의 5-10% 정도 차지할 것으로 본다. 보수적으로 잡아 5%로 가정한다면 위 사례의 경우 분양가가 3억7천145만원으로 떨어진다.
여기에 취득.등록세 817만1천900원과 대출 이자 1천570만원을 합하면 입주를 위해 필요한 총 투입비용은 3억9천532만1천900원으로 1억4천744만8천원을 줄일 수 있다. 분양가 대비 절감폭이 27%로 늘어나는 셈이다.
◇ 마감재 수준이 문제 = 하지만 문제는 마감재의 질이다. 업계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고, 플러스 옵션마저 금지돼 고가의 마감재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짐에 따라 앞으로 아파트 마감 수준이 지금보다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S건설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 같은 벽지나 바닥재라도 지금보다 싸고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며 "최첨단 홈네트워크 시스템이나 친환경 설계 등도 적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마감 수준이 다른데 분양가 인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특히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해 개별적으로 시공할 경우 건설사가 단체로 자재를 구매할 때보다 비용이 10-20%는 더 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풍림산업이 21일부터 인천 용현.학익지구에 분양하는 엑슬루타워 주상복합아파트를 예로 보면 인천시에서 처음으로 마이너스 옵션제를 적용하는데 옵션 총 비용이 25평형은 2천48만원, 39평형은 2천740만-2천770만원선으로 책정됐다.
입주자가 이를 개별적으로 시공한다면 400만-500만원 정도 더 든다는 얘기다.
결국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해 준공 후 시공을 하면 최초 취득.등록세는 줄일 수 있지만 공사비는 400여만원이 추가되는 될 공산이 크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정부는 마이너스 옵션제를 선택해 분양가 인하를 받거나 아니면 기본형(풀옵션)으로 하거나 둘 중의 하나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입주예정자들의 선택의 폭이 너무 좁고, 분양가 인하 효과도 크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마이너스 옵션제를 선택하거나, 혹은 선택하지 않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시행한다면 소비자들은 마이너스 옵션을 포기할 확률이 높다"며 "분양가 인하 효과를 좀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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