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무장단체에 납치됐다 135시간만에 풀렸난 대우건설 정태영 상무(52)는 9일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연결된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납치단체의 가혹행위는 없었으며 모두 건강하다"며 "전 날(현지시간 7일) 회사에서 제공해준 옷과 식사를 제공받으면서 곧 석방될 것으로 생각했고, 납치단체도 곧 석방될 것이라고 귀띔해줬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과 올해 1월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피랍사건 때는 거꾸로 본사에서 피랍 근로자 석방을 위해 애썼던 정 상무는 "전과 똑같은 사태가 재발돼 유감이다"며 "향후 이런 일 없도록 회사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강구토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는 현재 이번에 납치됐다 풀려난 안종태 전문위원(53), 하익환 부장(50)과 함께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후 곧바로 귀국할 예정이다.
다음은 정 상무와의 일문 일답.
-- 피랍 당시 상황은.
▲ 납치 되기 직전에 도로쪽에서 총격 소리를 들었다. 나이지리아는 가끔 총격 사건이 있어서 잠시 그런 걸로 생각했었는데, 무장단체가 갑자기 숙소로 공격해왔다. 일부 군인의 저항이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 무장단체는 몇 명이나 들어왔나.
▲ 밤이라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는데 30-4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밤에 이동했고 늪지대여서 우리를 끌고간 장소도 알 수가 없다.
-- 임원급을 골라서 데려갔는데 무장단체가 미리 알고 노렸나.
▲ 나이지리아 현지인이 함께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의심된다. 향후 상황 파악해볼 예정이다.
-- 납치된 후 어디로 이동했나.
▲ 납치 장소에서 차로 30분 가고, 보트로 1시간여 이동했다. 한 곳만 있었고, 늪지대여서 어딘지는 모르겠다.
-- 지금 몸 상태는.
▲ 신체검사 하러 가고 있다. 건강상태는 양호하다.
-- 6일 동안 억류상태였는데 어떻게 보냈나.
▲ 제한된 장소에서 그들의 보호아래 있었다. 잠만 잤다. 함께 납치된 사람들과는 걱정 말고, 잘 대처하자고 격려했다.
-- 납치 당시 기분은.
▲ 조금 걱정 됐지만 나이지리아 상황을 미루어 볼 때 곧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 무장단체 요구 사항은.
▲ 그들이 주정부 등과 협상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직접 요구한 것은 없었다.
-- 식사 등 대우는 어땠나.
▲ 현지 햄버거, 볶음밥, 과일, 담배 등 잘 제공해줘서 특별히 불편한 것은 없었다.
-- 외부 연락은 가능했나.
▲ 납치단체가 외부와 연락 못하게 하고, 핸드폰도 압수 당해 연락할 수가 없었다.
-- 필리핀 근로자가 납치단체에 맞았다는 외신보도 있었는데 사실인가.
▲ 우리 3명과 필리핀 근로자 8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억류된 곳에 같이 있었는데 구타당한 사실은 전혀 없다. 그들(필리핀 근로자)이 우리 말을 잘 따라줬다. 무장단체도 특별한 가혹 행위는 없었다.
-- 석방 소식은 언제 들었나.
▲ 어제(현지시간 7일) 들었다. 회사에서 제공해준 옷과 식사를 제공받으면서 곧 석방될 것으로 생각했고, 납치단체도 곧 석방될 것이라고 귀띔해줬다.
-- 지난 1, 2차 피랍때는 정 상무가 석방을 위해 직접 노력했는데 이번에 납치되고 나니 기분이 어떤가.
▲ 1, 2차 때는 상황실에서 직접 브리핑도 했는데 직접 당하고 보니 마음이 참담한 심정이다. 국민께 심려끼쳐드려 죄송하고, 회사에도 송구하다.
-- 가족과는 통화했나.
▲ 짧게 통화했는데 무사히 잘 있다고 전했다.
-- 향후 일정은.
▲ 사태가 재발돼서 유감이다. 향후 이런 일 없도록 특단의 대책 강구토록 예정이다. 곧 귀국해서 회사와 함께 구체적인 방침 세우겠다.
(서울=연합뉴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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