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과 정동영 사이의 후보단일화는 성사되기 어렵다고 본다. 왜냐하면 노무현과 이명박의 빅딜이 전제되었다면, 문국현과 정동영의 후보 단일화는 이명박에게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이명박 당선을 전제로 빅딜과 같은 이면의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노 대통령은 이명박을 화끈하게 당선시켜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예전과 달리, 그 말많던 노대통령의 입이 열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문에 더하여 문국현은 노무현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의 참평포럼에서 만든 기획물이라는 소문이 있다. 그러니 문국현 후보가 노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후보단일화를 왜 하겠는가 말이다.
후보단일화를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정동영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개국 공신이자 열린우리당 의장을 두번씩이나 섭렵했던 유력 대통령 후보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BBK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의사 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만약에 청와대와 검찰이 계속 BBK 사건에 대해 이명박 편들기와 같은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달을 경우, 통합신당측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배신자로 규정하면서 노 대통령의 임기 이후를 협박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어차피 12월 19일 대선은 국민의 무관심속에 일부 정치인들의 한심한 잔치로 귀결될 것이 분명하며 이는 노명박 연대라는 부정과 부패의 빅딜에 의하여 작성된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야합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최근 TV방송을 통해 청와대를 겨냥하여 검찰의 BBK 수사결과에 대해 직무 감찰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면에 숨은 뜻은 이명박과 노무현의 빅딜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본다.
정 후보측 김현미 대변인은 청와대와 법무부가 BBK 검사 탄핵소추안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국민의 눈과 얘기에 눈감고 자기들끼리 얘기하는 관행이 바뀌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데 대해 정부와 청와대는 사과해야 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같이 정동영 후보는 BBK 수사에 대한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확실한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전략을 채택하는 모습에 열중이다. 이러한 모습은 범여권의 내부 분열상으로 비쳐지는 바 그 원인은 다음과 같이 추측할 수 있다.
첫째. 노 대통령은 통합신당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해찬이 당선되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러나 유시민까지 가세하고 한명숙이 중도 사퇴하는 쑈를 했지만 결과는 정동영의 당선으로 귀결되었다. 여기에 노대통령은 특유의 오기가 발동하고 자존심이 상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그래도 정동영의 대통령 당선은 참을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예상없는 이회창의 등장으로 노 대통령은 심각한 딜레마에 봉착하게 되었다. 실제로 한나라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김경준의 미국 구치소 수감시 한국 관료들의 잦은 접촉은 노무현 측근에서 실시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이다. 그 이유는 이명박 후보를 침몰시키기 위한 확실한 증인으로 김경준을 채택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셋째. 그러나 이회창의 등장과 높은 지지율로 인해 자칫하다간 죽써서 개주는 모양새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다시 말하면 이명박을 낙선시키는데 김경준을 동원했지만 그 결과는 이회창의 대통령 당선으로 갈 경우의 수가 높았던 것이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은 정적이나 마찬가지인 이회창으로부터 보복을 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넷째. 노무현 대통령은 측근과의 대책회의 결과, 이명박으로부터 빅딜 제의도 10월 경 있었던 터라 차제에 그 내용을 구체화시키며 노 대통령의 사후를 보장하는 빅딜로 가게 된 것이라고 추측된다. 자연히 이러한 수순에 따라 검찰의 김경준 수사 결과는 180도 선회하면서 김경준이 범죄인으로 전환된 것이다. 한마디로 권력싸움에 희생양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과 4년여 함께 했던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정치인들을 배신하고 자신의 임기말 보장을 위한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이명박과 같은 부정적 후보와 손을 잡게 된 것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정동영은 노무현을 저버리고 각을 세우면서 국민에게 잘못했다는 발언을 하는 등 정치적 쇼를 연출하는 치졸한 선거전략에 따라 자업자득의 결과에서 헤매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제17대 대통령 선거는 정치인들의 더럽고 추접한 개인적 욕망에서 벌어지는 정치게임으로서 국민은 안중에 없는 정치 야합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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