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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침술 미신에 일침 놓기

침술의 효과가 유일하게 기대되었던 '통증'조차 부정적인 결론이 나오고 있는 최근 과학적 연구결과


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이 글은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사이비의료 비판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가정의학 전문의 해리엇 홀(Harriet A. Hall)이 쓴 ‘Acupuncture Revisited’를 번역한 것입니다. 이 글은 해리엇 홀이 쓴 침술 미신에 일침 놓기(Puncturing the Acupuncture Myth)의 후속편격 글이기도 합니다.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황의원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thina님(필명)이 같이 번역하였습니다.




침술 효과를 믿는 사람들은, 침술의 효과가 공개된 수많은 과학적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적인 과학/의학 비평가들은 그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수천 건의 침술 연구가 지난 수십 년이 넘도록 진행되어 왔지만, 그것들은 서로간 상충되는 결과들을 담고 있을 뿐이다. 심지어 보다 포괄적인 내용의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논문들의 결론조차 각기 다른 결론을 내고 있다. 침술 연구에 대해 전반적인 재논의와 침술의 실체에 대해 깊이 파악하려는 노력을 할 때가 되었다.

정력적인 근거중심의학 기반 대체의학 연구자인 에드짜르트 에른스트(Edzard Ernst) 박사가 발동을 걸었다. 그를 포함하여 한국과 영국 엑시터(Exeter) 출신의 그의 동료들은, 이번에 의학 학술지 ‘페인(PAIN)’지 2011년 4월호에서 발표된 바 있는, 침술과 관련한 철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해당 논문은 바로 “침술 : 고통을 완화시키는가, 심각한 위험을 야기시키는가?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들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Acupuncture : Does it alleviate pain and are there serious risks? A review of reviews)” 논문이다.

(편집자주 : '페인(PAIN)'은 국제통증연구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에서 발간하는 월간 의학 학술지로, 관련 분야 탑저널 중 하나다. 여기서 언급되고 있는 에른스트 연구진의 ‘페인’ 논문에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이명수 박사도 참여했다. 이명수 박사는 원래 자연계 출신 연구자로 에른스트 등과 같이 근거중심의학 연구기법으로서 한의학과 관련 다수 논문을 발표해왔다. 허나 이명수 박사는 한의사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에른스트와 비교하면 한의학에 상당히 우호적인 편이다.)
 



이 연구 내용에 대해선 일반 독자를 위해 쉽게 쓰여진 해설본인 나의 “침술 관련 연구들에 나있는 구멍 : 침술이 고통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입증되지 않았으며 무해한 것도 아니다.(Acupuncture’s claims punctured: Not proven effective for pain, not harmless)”를 아래에 소개한다.

(편집자주 : 해리엇 홀이 ‘페인' 지에 기고한 해설본은 해리엇 홀 외에 별도로 ‘페인' 지에도 번역 게재 허락을 받아야하므로, 여기서는 일부 내용을 아래에 발췌번역하고 링크로 연결한다. ‘페인' 지 해설본의 기본 내용은 여기 해리엇 홀의 본 글과 대동소이하다.)

에른스트와 그의 연구진들은 지난 10년 동안 출판된 침술과 관련된 모든 '체계적 문헌고찰 ' 논문의 결과들을 또다시 ‘체계적 문헌고찰’로 재검토하였다. : 여기서 57개의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들이 바로 그들의 분석 기준(criteria)을 충족시키는 것들이었다. 그것들은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이거나, 또는 결정적이지 않은 결과들의 혼합물이었다.

하나 이상의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들이 동일한 결론들에 도달한 항목은 오직 네 가지 뿐이었다. 그 중 딱 한 가지만이 통증(목 톡증) 완화 효과에 긍정적인 결론이 나왔다.

에른스트 연구진은 이런 침술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들의 결론이 서로 얼마나 불일치하고, 편향성(bias)이 심하며,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는지를 설명하고, 최근의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연구에서는 심지어 가장 긍정적인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들에까지 그 결론에 의문이 던져지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또한 감염과 기흉, 그리고 5명의 사망을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의 95개 케이스들을 보고함으로써, 에른스트 연구진은 침술은 해롭지 않다는 신화도 무너뜨렸다. 이러한 부작용들은, 비록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부작용들이 (시술자들의) 보다 나은 해부학 지식의 트레이닝과 세균 감염의 예방에 의해 피할 수 있었던 것들이었다.
 



물론 에른스트 연구진의 연구가 침술이 100% 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무엇의 존재와 효과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증명을 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에른스트 연구진의 연구는 달리 말할 필요도 없이 침술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에 심각한 의문을 낳게 한다.

전반적으로 각 증거들의 결과들이 서로 불일치하며, 가장 높은 수준의 연구들이라고 인정되었던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일수록 침술의 효과를 부정적인 것으로 결론내리는 경향이 있었다. 침술의 효과로서 긍정적인 결과로 알려진 것들조차 환자의 주변 분위기에 대한 의식, 또 환자와 시술자의 신념과 기대, 그리고 치료의 일반적 효과로서 설명될 수 있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기’와 관련된 개념, 또는 경혈과 경락 등 과학적 개념이 자리잡기 이전의 미신을 지지할 수 있는 그 어떤 증거도 없었다. 어디에 침을 놓든지, 또 피부에 침이 삽입되는지 아닌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것처럼 보였다.

플라시보 또한 침술과 동일한 효과를 낳을 수 있었기 때문에, 증가된 엔돌핀 생성(이로 인해 침술의 통증 완화 효과가 발생한다는) 같은 현대 과학에 기반한 침술 효과의 설명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었다.

‘페인’지의 편집자가 에른스트 연구진의 논문에 대한 해설본을 나에게 쓰도록 요청했을 때, 나는 그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내가 그간 침술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을, 바로 주요 의학 학술지를 통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돌아온 것이었다.

나의 해설본은 편집을 거쳤지만, 그것은 '오, 오프라(O, The Oprah)'와 같은 잡지에서의 편집 경험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그것은 내가 말하고 싶었던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시키면서 또 내 글쓰기를 명확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 아주 즐거운 협의였다.
 



'페인'지는 우리의 비평이 언론에 발표될 만큼 충분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에른스트의 두 연구 발표와 나의 관련 해설은 즉각적으로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다. : 이는 ‘사이언스데일리(Science Daily)’,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 News Today)’, ‘e! 사이언스뉴스 (e! Science News)’, 그리고 ‘미국 과학 및 건강 위원회(American Council on Science and Health)’지에 모두 게재되었다.

침술을 믿는 사람들은 이런 결과에 대해 무척 안타까워할 것이다. 나는 적대적인 반응을 예상하고 있다. 어쩌면 에른스트와 내가 '방-침(needle-proof)' 조끼라도 준비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여기 나의 해설에 대한 전문을 싣는다. ‘페인’지와 국제통증연구협회(IASP), 엘서비어(Elsevier)의 출판인들에게 감사드리며, 여기서 이 글을 다시 싣도록 허용해 준 것에도 감사드린다.
  
 
해리엇 홀 글 원문 : ☞ ‘Acupuncture Revisited’ (해리엇 홀의 ‘페인’지 기고문 원문도 편집되어 있음)
   
 


해리엇 홀의 '페인(PAIN)' 기고문 발췌 번역본

(...)

침술은 과학적 개념이 자리잡기 이전의 믿음인 기(qi)와 관련된 개념, 그리고 경락, 또 해부학자들조차 모르는 경혈과 같은 것들에 기반한다. 역자극제(counterirritant effect)의 효과, 또는 통증의 관문통제설(Gate control theory)을 포함하여, 침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와 관련 더욱 과학적인 개념들이 제시되고 있다. 침술이 신체 내에서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엔돌핀 생산을 더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증거가 있지만, 플라시보 효과 역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

여기서 중요하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실 어떤 치료가 명백히 효과적일 때는 그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설득력 있는 결과를 생산하고 그 증거가 축적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치료가 광범위하게 수십 년 동안 연구되었음에도 그 증거들 사이에서 모순적인 면들이 계속 드러난다면 그 치료는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고 더더욱 여겨지게 된다. 이것은 바로 침술이라는 사례로서 명백하게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리고 과학적으로 엄격하게 봤을때), 관련 증거들은 침술이 플라시보 효과 이상으로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결론을 유도한다.

(...)

과연 침술과 관련해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는가? 에른스트와 그의 연구진에 따르면, 침술이 특정한 조건에서는 고통을 완화시킨다는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다른 유사한 많은 조건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만약 새로운 진통제가 팔의 근골격의 고통을 완화시키지만, 다리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이와 관련 가장 안전한 설명은 그간 침술이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내려진 연구가 사실은 ‘거짓 양성(false positivie)’ 결론이었다는 것이다. 대다수 출판된 연구의 발견물이 거짓인 이유에 대하여, 일련의 연속적인 논문들을 통해, 학자인 이오아니디스(Ioannidis)는 인기가 있지만 실제 효과는 없는 치료법이 연구될 때 연구자의 편향(bias)과 낮은 사전확률을 포함한 여러 통계적 이유들에서 공통적으로 거짓 양성 결과가 도출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Why Most Published Research Findings Are False)

내 생각으로는 더 많은 연구들이 (침술의 효과를 믿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해답이 되지는 않는다. 제아무리 많은 연구들이 부정적인 결과를 보여주더라도, (침술의 효과를) 진정으로 맹신하는 사람들(true believers)이 그 믿음을 포기하도록 설득하지는 못할 것이다. 항상 침술의 효과를 검증해보려는 “하나 이상의 연구”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더 이상의 쓸데없는 연구를 멈추고, 연구 시간과 자금을 더욱 유용한 결과를 낳는 곳으로 돌리는 데 동의할 수 있는 상식적인 지점이, 이제는 제발 나와야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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