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이 제시한 평화안을 받아들이는 문제를 놓고 이스라엘에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아랍 정상들은 28∼29일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연례 회의에서 2002년 베이루트 회의 때 채택한 평화안을 다시 추진키로 합의하고 이스라엘에 이 평화안의 수용을 촉구했다. 이 평화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땅(가자지구, 동예루살렘, 요르단강 서안, 골란고원)을 온전하게 반환하는 조건으로 모든 아랍 국가가 이스라엘을 인정해 수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창설과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의 공정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 평화안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는 일단 관망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애초 이 평화안에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던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새로운 내용이 추가됐는 지 등을 분석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며 신중한 접근자세를 보이고 있다.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을 주장하는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은 이 평화안에 평화과정을 진척시킬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무조건 거부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페레츠 장관은 특히 팔레스타인 국가의 창설은 팔레스타인인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8일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아랍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을 만났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수단의 한 관리는 반 총장이 알-바시르 대통령을 처음 만나 다르푸르 사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2003년부터 내전이 계속돼 20만 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다르푸르 지역에 유엔 평화유지군을 배치할 것을 요구한 안보리 결의가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반 총장은 아랍연맹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유엔 평화유지군 배치가 다르푸르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고 아랍권 국가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유엔 안보리는 작년 8월 2만여 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다르푸르 지역에 배치키로 하는 결의를 채택했지만 자국 내정에 외세의 개입을 우려하는 바시르 대통령의 거부로 지금까지 이 결의를 이행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바시르 대통령은 유엔은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다르푸르 사태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며 유엔 평화유지군의 다르푸르 배치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아랍권 국가들도 아랍계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외교가 불을 뿜고 있다. 이 외교활동의 주역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다. 중동평화를 위한 묘책을 찾기 위해 올 들어 3번째 중동을 찾은 라이스 장관은 24일부터 사흘 간 이집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요르단을 넘나들면서 이스라엘과 아랍권 지도자들을 연쇄 접촉했다. 반 총장도 라이스 장관과 거의 같은 동선으로 움직이며 해법 모색에 진력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 집무실이 있는 라말라에서는 25일 반 총장의 나가는 차량행렬과 라이스 장관의 들어가는 행렬이 교차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반 총장과 라이스 장관은 같은 날 이스라엘에서 만나 중동평화 구상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반 총장과 라이스 장관의 이번 중동 방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중동평화를 모색하기 위한 4자 회담 개최이다. 반 총장이 공개하고 라이스 장관이 확인한 이 회담의 형식은 유엔, 유럽연합(EU), 미국, 러시아 등 중동평화 중재 4자와 온건 아랍국으로 분류되는 4개국(이집트,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그리고 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이란 정부는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자국의 핵 활동을 문제 삼아 또다시 제재를 결의한 것에 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부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골람 호세인 엘함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 TV에 출연해 안보리의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이란 내각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새롭게 결정하는 사항이나 조치들을 IAEA에 통보토록 하는 핵안전협정의 경미한 부속사항들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엘함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가 이란 핵 문제를 IAEA로 이관해 다루도록 해야 이번 결정을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 정부는 그동안 핵무기 비확산조약(NPT) 가입국으로서, NPT가 요구하는 의무 범위를 넘어 IAEA에 협조하는 등 핵안전협정들을 자발적으로 이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IAEA와의 협력을 제한하기로 한 조치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 맞서는 역(逆) 제재 성격을 띠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24일 우라늄 농축중단 요구를 거부한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결의는 이란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계된 개인, 단체, 기관 28곳을 자산동결 대상
중동을 순방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이틀 간의 이집트 공식 방문 일정을 끝내고 이스라엘로 이동했다. 카타르 항공편으로 텔아비브의 벤 구리온 공항에 도착한 반 총장은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영접을 받았다. 반 장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접촉이 재개되는 등 중동평화를 이루기 위한 동력이 모이고 있는 시점이라며 이런 잠재적인 힘을 가시적인 성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페레츠 장관은 작년 8월 유엔 안보리의 휴전(1701호) 결의 채택으로 중단된 제2차 레바논 전쟁 이후의 상황을 반 총장에게 설명하면서 휴전 결의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페레츠 장관은 헤즈볼라가 지난해 7월 납치해 간 이스라엘 병사 2명을 계속 억류하고, 시리아가 헤즈볼라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이 휴전을 위협하는 최대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반 총장은 25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가 있는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로 가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을 만나고 26일 예루살렘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등 이스라엘 관리들을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 총장은 24일 오전에 만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에게 수단 다르푸르 지역에
한국어로 토론하고, 노래하고, 그 다음엔... 이집트 아인샴스대 한국어과 학생들이 21일 꽹과리, 징, 장구, 북을 들고 간이무대에 섰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지난해 11월부터 추진해온 `아인샴스대 한국어과 교육환경 개선사업(책임자 안은영)'이 완료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사물놀이 악기가 전달되면서 아인샴스대에는 자연스럽게 놀이패가 만들어졌다. 히잡을 쓴 여학생 5명과 남학생 2명으로 구성된 사물놀이패는 이날 기념행사에서 박력있는 이채 가락을 들려주는 간단한 공연을 펼쳤다. 행사에 초청된 정달호 주 이집트 대사와 아인샴스대 교수들은 학생들이 선사한 이색적인 공연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장구를 맡은 사마르 압델 아지즈 양은 "오래 배우지 않아 잘은 못하지만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사물놀이에 앞서 학생들은 한국 가요인 `너를 사랑해'와 `사랑하기 좋은 날'을 부드러운 율동에 맞춰 부르는 `끼'를 발휘하기도 했다. 아인샴스대 한국어과는 2005년 9월 중동지역 최초의 한국어 전문 학과로 출발했다. 현재 1∼2학년에서 모두 53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으며, 2학년 학생들의 경우 가벼운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일 정도의
팔레스타인 새 자치정부가 17일 이스라엘 인정, 무력(폭력)저항 포기, 기존 협정 준수 등 이스라엘과 미국이 요구해온 3대 사항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스라엘은 이에 맞서 새 자치정부와의 접촉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이 계속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마일 하니야 자치정부 총리는 이날 새 내각 인준을 위해 소집된 자치의회에서 한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팔레스타인 땅을 모두 회복해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한 무력저항권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새 내각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이스라엘 사이에 체결된 협정과 국제사회가 채택한 팔레스타인 관련 결의들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하고 작년 3월 하마스 단독 내각 출범 이후 자치정부에 가해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원조중단 제재 해제를 촉구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조직들이 작년 6월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와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돼 있는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의 교환 석방 원칙을 강조하면서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귀환권이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정책노선을 거의 그대로 반
시리아와 미국이 12일 2년여만에 첫 고위급 양자 접촉을 한 가운데 시리아는 중동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대화를 갖자고 미국에 거듭 촉구했다. 파이샬 메크다드 시리아 외무부 부장관은 이날 이라크 난민 실태 파악을 위해 다마스쿠스를 방문 중인 엘런 사우어브레이 미 국무부 인구ㆍ난민ㆍ이주 담당 차관보를 만나 회담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사우어브레이 차관보는 하리리 전 총리 암살 전인 2005년 1월 리처드 아미티지 당시 국무부 차관보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예방한 이후 시리아를 찾은 최고위급 미국 관리다. 메크다드 부장관은 회담 후 단독 기자회견을 열어 "대화와 협력 없이는 어떠한 중동 문제도 영구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자국과의 진지한 대화에 나서라고 미국에 촉구했다. 그는 "아랍권의 모든 문제들은 서로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이들 문제를 놓고 포괄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리아는 그동안 중동문제를 놓고 포괄적인 대화를 갖자고 미국에 지속적으로 제안했지만 미국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와 이라크 저항세력에 대한 지원을 먼저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시리아와의 직접 대화를 거부해 왔다. 시리아는 자국이 이라크 저항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미국을 비판하는 것으로 중동순방을 마무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요르단 암만에서 사흘 간의 중동 순방을 끝내며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에서 국내 정치 문제를 푸는 수단으로 반(反) 러시아 감정이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에서 군사행동을 하고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기 위한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기 위해 실재하지 않는 러시아 위협론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10년 이상 우리의 파트너들이 말하는 것을 귀담아 들어왔는데, 많은 파트너들은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자신들의 목적만을 추구하는 것 같다"며 "그들은 우리를 이해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난 10일 뮌헨 국제안보회의 석상에서 했던 발언 이상으로 미국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뮌헨 국제안보회의 연설을 통해 미국이 다른 나라에서 과도한 군사력을 사용하고 미국의 패권이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며 미국이 테러 세력 소탕을 명분으로 내세워 주도한 아프간 및 이라크 전쟁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부총리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공격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AP 통신이 1일 보도했다. 페레스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아랍권 대학생 300여명과 함께 한 토론회에서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스라엘은 무력을 사용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비전과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아 이란 국민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내정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페레스 부총리는 최근의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정권교체와 군사행동을 거론한 바 있다. 따라서 페레스 부총리의 도하 발언은 이란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수는 있어도 이스라엘이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란의 핵 개발에 가장 큰 위협을 느끼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스라엘은 사담 후세인 정권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해 1981년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전을 공습해 파괴했었다. 그러나 이란의 핵 시설은 후세인 정권 시절의 이라크와는 달리 전
소말리아의 무장세력들이 12일 과도정부 주도의 군대에 합류하기로 해 오랜 기간 내전으로 고통받아온 소말리아가 안정화의 길로 들어설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장세력 지도자들은 이날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압둘라히 유수프 과도정부 대통령을 만나 평화 회복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압디라흐만 디나리 과도정부 대변인은 유수프 대통령이 무장세력 지도자 3명과 다른 정파 지도자 2명을 만나 이 같이 합의했다며 이번 합의는 무장세력이 무기를 버리고 정부 군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소말리아에는 현재 여러 무장세력에 소속된 약 2만 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합의에는 과도정부와 가장 격렬하게 싸워온 이슬람 무장세력(UIC)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슬람 무장세력은 에티오피아 군의 지원을 받은 과도정부 군의 공세에 밀려 6개월 가량 점령했던 모가디슈를 포기하고 지난해 말 케냐 접경 지대로 달아났다. 에티오피아 군과 과도정부 군은 미군의 도움을 받아 현재 이들을 소탕하는 작전을 벌이고 있다. 미군은 지난 8일을 전후해 소말리아 남부 지역으로 도주한 이슬람 무장세력과 이들의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