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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미국 비판 발언으로 중동 순방 마무리

"미, 실재하지 않는 러시아 위협론 만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미국을 비판하는 것으로 중동순방을 마무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요르단 암만에서 사흘 간의 중동 순방을 끝내며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들에서 국내 정치 문제를 푸는 수단으로 반(反) 러시아 감정이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미국)은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에서 군사행동을 하고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기 위한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기 위해 실재하지 않는 러시아 위협론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10년 이상 우리의 파트너들이 말하는 것을 귀담아 들어왔는데, 많은 파트너들은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자신들의 목적만을 추구하는 것 같다"며 "그들은 우리를 이해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난 10일 뮌헨 국제안보회의 석상에서 했던 발언 이상으로 미국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뮌헨 국제안보회의 연설을 통해 미국이 다른 나라에서 과도한 군사력을 사용하고 미국의 패권이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며 미국이 테러 세력 소탕을 명분으로 내세워 주도한 아프간 및 이라크 전쟁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내가 뮌헨에서 한 말은 우리의 미국 파트너들에게 공개적으로 하는 솔직한 얘기였다"며 자신이 한 말에 진실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가 일부 국가들이 비생산적이고, 수용하기 어려운 거친 행동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사흘 간의 중동 순방 중에 역내의 주요 현안을 놓고 미국과 대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푸틴 대통령은 암만 공항에서 귀국 직전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나 작년 3월 하마스 내각 출범을 문제 삼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자치정부에 가해온 원조중단 제재가 곧 해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레바논 문제를 포괄하는 중동평화 회의의 개최 필요성을 역설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이런 형식의 중동평화 회의에는 시리아도 당연히 참여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은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와 이라크 저항세력을 지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시리아와 대화하지 않으려고 하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번 중동 순방 중에 미국이 군사적인 해결책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이란 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맹방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핵 에너지, 군사, 항공우주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고, 미국 중부사령부 기지가 위치한 카타르 방문을 통해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슷한 천연가스 수출국 카르텔을 출범시키는 문제를 논의했다.

카타르는 전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14.3%를 차지해 러시아(26.6%)와 이란(14.9%)에 이어 3번째로 천연가스 생산량이 많다.

이란은 러시아와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카타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러시아 주도의 가스 생산국 카르텔이 출범할 가능성이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타르-타스 통신 회견에서 "이번 중동 순방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며 러시아는 가스 부문을 포함한 국제 에너지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중동 3개국 순방이 냉전체제가 붕괴한 뒤 미국을 유일한 우방이라고 생각해 온 일부 친미 중동지역 국가들에 러시아도 강력한 동맹국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이로=연합뉴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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