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8일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아랍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을 만났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수단의 한 관리는 반 총장이 알-바시르 대통령을 처음 만나 다르푸르 사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2003년부터 내전이 계속돼 20만 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다르푸르 지역에 유엔 평화유지군을 배치할 것을 요구한 안보리 결의가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반 총장은 아랍연맹 정상회의 개막식에 참석해 유엔 평화유지군 배치가 다르푸르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고 아랍권 국가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유엔 안보리는 작년 8월 2만여 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다르푸르 지역에 배치키로 하는 결의를 채택했지만 자국 내정에 외세의 개입을 우려하는 바시르 대통령의 거부로 지금까지 이 결의를 이행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바시르 대통령은 유엔은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다르푸르 사태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며 유엔 평화유지군의 다르푸르 배치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아랍권 국가들도 아랍계가 장악한 바시르 대통령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 유엔 평화유지군의 다르푸르 배치 방안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한편 수단 정부는 이날 유엔과 구호활동 지원에 관한 협력 협정을 체결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다르푸르에서 국제 구호기관들이 펼치는 인도주의적인 활동을 지원하고,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카이로=연합뉴스) parksj@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