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는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자국의 핵 활동을 문제 삼아 또다시 제재를 결의한 것에 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을 부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골람 호세인 엘함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날 국영 TV에 출연해 안보리의 추가 제재 결의안 채택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이란 내각은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새롭게 결정하는 사항이나 조치들을 IAEA에 통보토록 하는 핵안전협정의 경미한 부속사항들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엘함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가 이란 핵 문제를 IAEA로 이관해 다루도록 해야 이번 결정을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 정부는 그동안 핵무기 비확산조약(NPT) 가입국으로서, NPT가 요구하는 의무 범위를 넘어 IAEA에 협조하는 등 핵안전협정들을 자발적으로 이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IAEA와의 협력을 제한하기로 한 조치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 맞서는 역(逆) 제재 성격을 띠는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24일 우라늄 농축중단 요구를 거부한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결의는 이란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계된 개인, 단체, 기관 28곳을 자산동결 대상에 추가하면서 이란의 무기 수출을 금지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결의는 특히 IAEA가 향후 60일 이내에 이란이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했는 지를 보고토록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재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25일 안보리의 추가 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거듭 주장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그런 불법적인 결의의 영향을 받아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핵 활동을 단 1초라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은 누가 (안보리 제재 결의를) 지지하고, 반대했는 지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제재 결의를 이끈 국가들과의 관계를 재설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또 프랑스 채널 2 TV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NPT 규정에 따라 핵 활동을 진행해 온 만큼 핵 연료 주기를 완성할 권리가 있다"며 미국을 주축으로 한 핵 강국들이 이란의 핵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 영국의 핵 시설이 끊임없이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의 합법적인 핵 프로그램을 초기 단계에서 중단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카이로=연합뉴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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