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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전문] 법원 “장시호의 ‘태블릿 취득’ 진술과 증언은 모두 거짓”

특검 수사발표에 따라서 최서원의 소유권 일단 인정하지만 태블릿 취득 ‘특검 수사결과’는 부정… “장시호에 소유권 넘겼다”는 대한민국과 특검 측 주장 인정 못해

장시호가 박영수 특검에 제출한 ‘제2태블릿’을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문이 11일 공개됐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장시호가 최씨의 집에서 ‘제2태블릿’을 취득한 경위와 관련, 과거 박영수 특검의 공식 수사결과를 모두 부정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본지는 최씨의 소송대리인 이동환 변호사를 통해 판결문을 단독 입수했다. 법원의 선고는 지난 10일에 있었다. ‘제2태블릿’은 2017년 1월 5일 장시호가 최씨의 것이라며 박영수 특검에 제출한 태블릿을 말한다. 당시 특검과 언론들은 JTBC가 2016년 10월에 입수한 태블릿과 구분하여 이를 ‘제2태블릿’이라고 불렀다.

“제2태블릿 취득 장시호의 진술은 객관적 정황과 불일치”

이번 판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법원(서울중앙지법 서영효 부장판사)이 처음으로 박영수 특검의 수사결과 일부를 완전히 부정했다는 점이다.

박영수 특검은 2017년 1월 10일 당시 ‘수사보고’에서, 장시호가 제2태블릿을 취득한 경위에 대해 “2016. 10.경 최순실(최서원의 개명 전 이름)이 독일에서 귀국하기 전 장시호에게 최순실의 집 금고에 있는 물건을 치우라고 지시하여 장시호가 물건을 치우던 중 최순실의 태블릿PC도 함께 가지고 나와 아들에게 주었다”라고 적시했다. 이 내용은 2017년 3월 6일 특검이 발표한 최종 수사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당시 이러한 특검 수사결과는 장시호의 특검 진술과 법정 증언을 근거로 했다. 장시호는 2017년 1월 5일 특검 조사를 시작으로 같은 해 1월 27일 특검 조사, 석달 뒤인 4월 24일 국정농단 재판에 나가서도 동일한 내용으로 증언했다. 특히 1월 27일 특검 조사부터 장시호는 2016년 10월경 최씨 자택을 방문한 시점에 대해 JTBC의 태블릿 특종 보도(2016년 10월 24일) 직후인 2016년 10월 26일경으로 정확히 특정했다.

그런데 이번 반환소송에서 법원은 장시호의 특검 진술조서와 법정 증인신문조서에 나오는 ‘제2태블릿 취득’ 관련 부분이 “모두 거짓”이라고 판정내린 것이다.

구체적으로 법원은 장시호의 당시 진술에 대해 “객관적인 정황과 일치하지 않는다”, “거짓 진술이 포함되어 있다”,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평가하며, “장시호의 수사기관 및 법정 진술은 모두 거짓임이 분명하다”고 단호하게 결론을 내렸다.


장시호의 특검 진술과 법정 증언이 거짓으로 판정되면서, 이를 근거로 한 2017년 1월 10일 특검 ‘수사보고’와 같은 해 3월 6일 발표된 특검 ‘최종 수사결과’의 해당 부분도 결국 허위로 판명났다.

태블릿 관련 국정농단 수사결과를 처음으로 법원이 공식 부정하고 나선 셈이다.

장시호 진술의 거짓 여부가 ‘소유권’ 판정의 쟁점

이번 반환소송에서 ‘태블릿 취득’ 관련 장시호의 진술이 쟁점이 된 이유는 순전히 피고인 대한민국과 특검 때문이었다.

피고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부(장관 한동훈)는 “제2태블릿은 최서원의 것”이라는 기존 수사발표를 차마 부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장시호의 진술과 증언을 꺼내들어 “제2태블릿의 소유권이 2016년 10월경 장시호에게 넘어갔다”는 새로운 주장을 펼쳤다. 어떻게든 최서원에게 제2태블릿을 반환해주지 않으려는 법무부의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장시호가 최씨의 자택에 들어가 남아있는 짐을 치우는 과정에서 ‘제2태블릿’을 발견한 후 갖고 나온 경위가 적시된 장시호의 2017년 1월 5일 진술조서와 같은 해 4월 24일 법정 증인신문조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법무부가 제출한 진술조서와 증인신문조서에는 당시 장시호가 최씨의 집에서 제2태블릿을 발견한 후 곧바로 독일에 있는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처리할지 묻자, 최씨가 “알아서 하라”고 답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를 두고 법무부는 “알아서 하라”고 말하면서 최씨가 소유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이 시점부터 장시호가 소유자라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이렇게 주장하고 나서자, 당시 장시호의 진술과 증언이 과연 진실인지 여부가 반환소송의 핵심 쟁점이 됐다. 결국 법원은 ‘태블릿 취득’과 관련, “장시호의 진술과 증언은 모두 거짓”이므로, 최씨가 “알아서 하라”고 발언한 사실까지 포함해서 전부 신빙성이 없다고 판정한 것이다.

“특검 수사결과대로 소유권자인 최씨에게 반환하라”

이번 제2태블릿 반환소송은 민사이기 때문에 기존에 확정돼 있는 특검 수사기록과 수사결과로만 판정을 내렸다는 특징이 있다.

소송을 제기한 최씨 역시 기존 특검 수사결과에 따라 태블릿 소유권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동환 변호사는 “최씨는 여전히 자신의 소유를 부정한다. 하지만 특검이 최씨의 소유라고 발표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도 이러한 맥락에서 제2태블릿의 소유자를 판정했다. 법원은 피고 대한민국와 특검이 태블릿을 반환할 의무가 있는지 판정하는 부분에서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압수물(제2태블릿)을 구입하여 소유한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라고 판단했다.

여기서 말하는 ‘위 인정사실’은 박영수 특검의 수사발표를 가리킨다. 따라서 법원도 “특검의 수사발표에 의하면”이라는 전제를 두고서 최서원이 소유자라고 적시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법원은 피고 대한민국과 특검이 증거로 제출한 장시호의 진술과 증언을 거짓으로 보면서, 장시호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정하고, 기존 특검 수사발표에 따라 소유권자인 최씨에게 태블릿을 반환하라고 결론지은 것이다.

장시호의 보관인, 제출인 지위는 인정

이처럼 법원은 ‘제2태블릿 취득’과 관련한 장시호의 진술과 이를 근거로 한 특검의 수사결과는 모두 거짓이라고 판정했지만, 장시호가 특검에 제출하기 전까지 제2태블릿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는 표현으로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취득 경위야 어떻든 장시호가 태블릿을 보관하다가 특검에 제출한 사실까지는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한 것이다. 다만 보관 과정에서 장시호가 자신의 아들, 그리고 아들의 친구에게 태블릿을 넘겼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신빙성이 없다는 취지로 판정했다.

법원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장시호에게 보관인, 제출인의 지위를 인정한 것은 당시 한 언론 기사가 근거였다. 이 기사에는 장시호가 2016년 10월 초순경 최씨의 집을 드나드는 CCTV 영상을 특검이 확보해 장시호를 추궁했고, 장시호가 이때 갖고 나온 제2태블릿을 자진 제출하게 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장시호는 특검 조사와 법정 증언에서 최씨의 집에서 제2태블릿을 갖고 나온 시점을 JTBC의 태블릿 특종 보도(2016년 10월 24일) 이후라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법원은 2016년 10월 초순경 장시호가 태블릿을 취득했다는 언론 기사를 근거로 장시호의 진술과 특검의 수사결과를 거짓으로 판정하는 대신, 정확한 경위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장시호의 보관인, 제출인 지위는 인정한 것이다.

검찰의 CCTV 제출 거부, 포렌식 결과 반영 안해

하지만 반환소송 과정에서 최씨 측은 장시호가 최씨 자택을 방문한 사실부터 부정했다. 이에 검찰이 보관하고 있는 CCTV 영상과 관련 수사보고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부 측에게 ‘제출명령’을 내렸지만, 검찰은 국가의 안전보장을 해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제출을 끝까지 거부했다.

CCTV 영상은 장시호가 2016년 10월경 최씨 집을 방문한 사실이 있는지 판정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였지만,  법무부가 결국 내놓지 못하면서 장시호가 태블릿을 취득했다는 특검의 수사발표도 사실상 부정됐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서 여기까지는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제2태블릿에 대한 포렌식 감정이 있었던 이번 반환소송에서는 장시호가 2017년 1월 5일 제2태블릿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결정적인 증거도 나왔다.

당시 장시호의 진술과 특검 수사결과, 그리고 장시호의 변호인 이지훈 변호사가 반환소송에서 증언한 내용을 종합하면, 제2태블릿은 2017년 1월 5일 오후 2시경 특검에 제출될 때까지 전원이 꺼져 있었다고 했지만, 포렌식 결과 태블릿은 그 하루 전날인 1월 4일 밤 8시경부터 다음날인 1월 5일 오후 4시경까지 18시간 연속으로 구동된 것으로 나온다.

결국 제2태블릿은 장시호가 보관하고 있다가 1월 5일에 제출한 것이 아니라, 특검이 그 전부터 갖고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였다. 반환소송에서 최씨 측은 이와 같은 감정결과를 제출했지만, 법원은 이번 판결에 인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동환 변호사는 “제2태블릿이 실상은 장시호가 제출한 것이 아니라, 특검이 갖고 있다가 장시호가 제출한 것으로 꾸며낸 조작 수사의 정황은 과학적으로 명확하다”며 “하지만 이번 재판부가 여기까지 판정하기에는 꽤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변희재 본지 대표고문은 “제2태블릿의 정체는 장시호의 태블릿 취득과 보관, 특검 제출이라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진실이어야 최서원의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기본 전제인 ‘태블릿 취득’에 대한 공식 수사결과가 이번에 완전히 부정됐다”며 “제2태블릿은 공식적으로 최씨의 것도 아니고,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실상 출처 불명의 태블릿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하 판결문 전문.


[편집자 주]


박영수 특검이 공식 발표한 제2태블릿 ‘입수경위’는 전적으로 장시호의 진술과 증언에 의존했다. 여기서 입수경위라는 것은 태블릿 취득 → 보관 → 제출로 요약된다. 이번 소송에서 법원은 가장 첫 단계인 장시호의 태블릿 ‘취득’ 경위가 명백한 거짓이라고 판정한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그 이후 단계인 보관, 제출에 대해서는 사실상 판정하지 않았다. 태블릿 취득 경위는 거짓이지만, 장시호가 보관, 제출한 것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도로 사실일 가능성을 열어둔 채 판단을 유보했다.


이번 소송은 2016년 10월 장시호가 최씨의 집에서 태블릿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최씨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았다는 검찰의 주장이 과연 진실인지가 쟁점이었다. 따라서 법원은 제2태블릿의 취득 경위에 대해서만 판정하고, 이후 단계인 보관, 제출은 판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취득 경위가 부정되면, 논리적으로 보관, 제출 경위도 부정될 수밖에 없다. 특검이 발표한 제2태블릿 취득, 보관, 제출까지의 모든 과정이 장시호의 진술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다. 첫 단계인 취득 경위가 거짓이면, 이어지는 보관, 제출 경위에 대해 장시호가 진술한 내용도 당연히 신빙성이 없어지게 된다.


또한 사이버포렌식전문가협회의 포렌식 결과에서도 태블릿 보관, 제출에 대해 장시호가 증언한 모든 내용이 허위사실로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특검이 발표한 태블릿 ‘입수경위’ 전체가 이번 판결로 인해 완전히 부정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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