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가 끝났다. 이들은 박대통령을 잡아넣을 수 있는 꺼리라면 누구든, 뭐든지 뒤졌다. 그러나 이들이 특검 수사 끝날 때까지, 거론조차 못한 사안이 있다. 바로 장시호로부터 받았다는 제3의 최순실 태블릿PC의 개통자와 개통일이다.
박영수 특검팀의 이규철 대변인(특검보)은 금년 1월 11일 장시호 씨가 제출한 태블릿PC의 실물을 전원도 켜지 않는 채 공개한 뒤, 모델명을 삼성 갤럭시 탭 S2 9.7 ‘SM-T815’라고 밝혔다. 박영수 특검팀은 전날인 1월 10일에 이 태블릿PC 입수 사실을 언론에 알렸고, 최순실 씨가 이 기기를 2015년 7월부터 11월까지 사용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디어워치 취재 결과 삼성 갤럭시 탭 S2 9.7 ‘SM-T815’ 모델은 2015년 8월 3일 출시됐음이 확인됐다. 특히 특검이 실물을 공개한 골드 모델은 이보다 늦은 8월 10일에 출시됐다. ‘출시’는 ‘공장에서 제품을 출하한 시점’이기에 일반 소비자는 최소 수일~수주가 더 소요되야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밝힌 바 있다.
이렇게 제조일 문제가 적발되자 특검은 바로 당일에 TV조선을 통해 황당한 루머를 퍼뜨린다. TV조선 최우정 기자는 단독보도라면서 “(특검이 공개한 태블릿PC는) 갤럭시 탭 S2 모델로 은빛색상”이라며 “최씨는 이 태블릿PC를 2015년 7월 25일부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이어 “그런데 이 날은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단독 면담을 가진 날”이라면서 “특검은 출시 1주일 전에 최씨 손에 들어간 점에 주목,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 독대 당시 태블릿 pc를 준비해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TV 조선 보도마저, 삼성전자 측이 태블릿에 부착된 스티커를 근거로 시중판매용이라는 것을 입증해버리자, 아무런 후속 보도없이 슬그머니 접어버렸다.
특히 이규철 특검보는 제3의 태블릿PC 관련 기자의 “개통자는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당황하며 횡설수설하는 영상이 유투브에서 화제가 된 바도 있다.
결국 이규철 특검보가 “개통자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러자 기자는 “개통자는 이통사에 문의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지 않습니까”라고 재차 질문, 이규철 특검보는 “확인해보겠습니다”라고 황급히 기자회견을 마쳤다.
JTBC가 제출한 제 1 태블릿PC의 경우, 손석희 사장이 직접 10월 26일 “개통자는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의 마레이컴퍼니”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도 통신비밀보호법에 의거, 수사, 형의집행, 국가안전보장과 직접 연관이 된 경우만 이통사로부터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검찰이 유독 손석희 사장에만 정보를 준 것에 대해 논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이 제 1의 태블릿PC 개통자는 바로 밝힌 데 반해, 특검은 이조차도 확인하지 않고 최순실의 것이라 단정지어, 더 큰 의혹을 샀다.
그러나 무려 한달이 넘는 동안 박영수 특검팀은 개통자를 공개하지 못했다. 그러자 2월 13일 태블릿PC조작진상조사위(공동대표 김경재, 변희재, 김기수, 이종문 등 집행위원) 측이 특검을 향해 제3의 태블릿PC 관련 개통자 등 추가 조사 사항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태블릿진상위는 당시에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특검이 반드시 밝혀야할 중요한 것들을 오히려 특검이 은폐하고 있는 사안들이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특검이 공개한 제3의 최순실의 태블릿PC이다”라고 지목한 바 있다.
태블릿진상위는 보도자료에서 “특검은 태블릿PC 소유자를 밝히는데 필수적인 요소인 개통자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장에서 개통자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규철 특검보는 제대로 된 답변조차 하지 못하며 횡설수설, 결국 ‘개통자를 확인해보겠다’고 급히 마무리지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태블릿진상위는 “그러나 그뒤 무려 한달이 지났지만 특검은 개통자를 확인해주기는커녕 다시는 제3의 태블릿PC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JTBC가 코너에 몰리니 하나 더 질러본 뒤 아니면 말고 식이다”고 특검을 비판했다.
태블릿진상위는 “특검은 즉각 약 한달 이상 제3의 태블릿PC 관련 개통자, 개통일 등 추가 확인사항을 공개하라. 만약 특검 수사 기한 내 이를 공개하지 못한다면 이는 의도적으로 특검이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 “JTBC 손석희 사장은 태블릿PC 조작 건으로 모해증거위조 혐의로 고발당한 상황이다. 지금 특검의 행태 역시 손석희 사장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상황에 따라 박영수 특검, 이규철 특검보 등을 모해증거위조로 고발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박영수 특검팀은 태블릿진상위의 한달간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2월 28일 특검 종료일까지 개통자와 개통일 등 제3의 태블릿 사용자를 밝힐 최소한의 사실조차 덮고 특검수사를 끝냈다.
태블릿PC진상위 측은 예고한 대로, 박영수 특검과 이규철 특검보, 장시호를 모해증거위조 혐의로 고발할 것이다.
참고로 이규철 특검보는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고교 후배로 조 의원의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 최근 2년간 변호사 활동까지 했던 사실도 미디어워치에 의해 적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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