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일한기자][코스피, 해외증시 비해 사흘째 부진… FRB 정책방향 '모호']
뭔가 2% 아니 10% 부족했다. 코스피가 사흘째 해외증시에 비해 언더퍼폼했다. 미국 나스닥, 일본 닛케이지수가 사흘째 긴 양봉을 낸 것과 달리 코스피는 사흘째 음봉이었다. 대만 가권지수와 유사한 흐름이다. 주가가 오르면 팔겠다는 매도세가 강했다는 뜻이다.
외국인이 500억원, 연기금이 830억원 각각 순매수를 보였지만 떨어지는 주가를 막지 못했다. 외국인이 6400계약 가까운 선물순매수를 보이자 프로그램매매까지 298억원 매수우위였지만 탄력은 둔화됐다.
하이닉스 SK 신한지주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LG카드는 이틀째 하한가를 기록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출발은 좋았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새벽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시키고 긴축 정책을 중단할 것임을 시사하자 미증시가 급등했고 이를 바탕으로 코스피도 1450을 넘어섰다.
그러나 요즘 현물시장과 선물시장에서 기관, 외국인보다 나은 전략을 유지한 개인이 매도를 늘렸다. 전형적인 차익실현이었다. 그러자 금리인하가 빨리 진행될 수 있고 이는 미국의 경기둔화 나아가 세계 경제의 위축을 반영한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삼성전자가 나스닥지수가 2% 가까이 급등한 상황에서 0.5% 오르는데 그치며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반영했다. 원/달러 환율, 원/엔 환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수출주 매기가 약해진 측면도 있다. 코스닥지수도 0.3% 찔끔 올랐다.
FRB의 금리정책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다. 유동성 장세의 진입을 알리는 신호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미국 금리인하로 엔캐리 청산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컨센서스가 너무 빠르다"며 엔캐리 청산을 자극할 것이라는 시각에 반대했다. 미국의 성장률과 물가를 감안하면 올해 4분기 중에나 금리인하 가능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모기지 부실 문제의 처리 과정에서도 정책 지원의 필요성이 있다면 금리인하보다는 자금 지원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김 팀장은 "시장에서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공격적 금리인하에 따른 엔캐리 청산"이라며 "하지만 지금의 미국 금리는 중립적 수준에 있다는 점, 물가와 성장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가 2000년대 초반이 아니라 90년대 중반의 패턴을 따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비관론자들은 금리인하 자체가 미국 경기의 위축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증시랠리를 주도하던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전 추세가 하락세로 바뀔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자문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여건에서 세계 증시가 다소 무리한 상승을 지속하고있다"며 "특히 서브프라임 부실 등 경기 침체 문제가 불거진 미국 기업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예상치보다 나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코스닥시장의 강세와 중소형주 강세는 증시가 고점에 근접했다는 것을 반영하는 흐름으로 보인다"며 "펀더멘털이 부각될 경우 빠른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일한기자 only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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