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유림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루블화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육책을 들고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 및 지방 공무원들에게 앞으로 금융시장 동향을 보고하거나 시장에 발표자료를 낼 때 달러화 등 외국 통화를 사용하거나 병기하지 말고 반드시 루블화만 표시하도록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부 관계자들이 공식 석상은 물론 방송이나 신문 등 언론에서도 경제 동향을 발표할 때 루블화만 사용하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6월 기업과 상점, 식당에서 달러나 마르크화 등 외국 통화로 가격을 표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했고 7월부터는 금융 시장에서 루블화를 다른 통화와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도록 완전 태환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루블화의 위상을 재정립해 미국 달러화에 어깨를 견줄 만한 통화로 만들겠다는 것이 푸틴 대통령의 구상이다.
루블화는 98년 러시아의 400억달러 규모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는 통화로 전락했지만 러시아 경제 회복과 함께 통화 가치가 서서히 회복돼 21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7년래 최고치로 거래됐다. 지난 일년 동안 달러화 대비 절상률은 6.5%에 달한다.
루블화가 이처럼 급속히 통화 가치를 회복한 데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9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국내적으로 루블화 위상 정립에 나서는 한편 세계 중앙은행에도 외환보유액 구성 통화 중 루블화 비율을 늘려달라는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국민들 조차 여전히 달러나 유로화 등을 더 믿을 만한 통화로 생각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
김유림기자 k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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