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폴리틱스워치 (정치/사회)


배너

[뉴탐사] 청담동 술자리 디지털 증거 조작 확인…경찰이 숨긴 '염곡사거리' 드러나

첼리스트 변호사 제보로 마지막 퍼즐 완성…5개 이미지 중 1개 의도적 누락, 40초 통과 물리적 불가능


[편집자주] 이 기사는 뉴탐사 측과 특약으로 뉴탐사의 단독보도 '청담동 술자리 디지털 증거 조작 확인…경찰이 숨긴 '염곡사거리' 드러나'를 그대로 전재하는 것입니다.  


청담동 술자리 장소를 티케로 만들기 위해 디지털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결정적 증거와 함께 확인됐다. 첼리스트 법률대리인 이제일 변호사가 경찰 수사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염곡사거리 구간을 스스로 밝히면서 조작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것이다. 뉴탐사는 4차례에 걸친 현장 검증을 통해 첼리스트의 내비게이션 파일이 조작됐음을 입증했다.

경찰 수사보고서에 없던 '염곡사거리' 이제일 변호사가 공개

경찰은 첼리스트가 2022년 7월 19일 오후 7시 13분 용인 집을 출발해 44분 만에 논현동 청호골프연습장에 도착했다고 수사보고서에 기재했다. 하지만 뉴탐사가 확보한 첼리스트의 내비게이션 파일에는 총 5개의 이미지 파일이 존재했다. 이 중 염곡사거리 구간은 경찰 수사보고서에 없었다.

염곡사거리는 서초구에 위치한 곳으로, 경찰이 제시한 경로를 크게 벗어난다. 경찰의 포렌식 과정에서 확보된 내비게이션 파일에 분명히 존재하는 5개 이미지 중 하나를 경찰이 수사보고서에서 완전히 누락시킨 것이다. 빼려 해도 뺄 수 없는 증거를 뺐다는 것은 고의적 은폐로밖에 볼 수 없다.

그런데 이제일 변호사가 "현대자동차 건물이 좌측으로 보이는 지점"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바로 염곡사거리였다. 경찰이 감추고 싶어했던 바로 그 지점을 첼리스트의 변호인이 스스로 공개한 셈이다. 이 변호사는 첼리스트가 구룡터널을 통과하지 않고 내곡IC에서 P턴해 염곡사거리로 갔다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보고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진술이었다.


구룡터널 사거리-염곡사거리 간 이동시간 40초…시속 387km 속도 필요

문제는 내비게이션 파일상 시간이었다. 구룡터널 사거리(5번 지점)에서 염곡사거리까지는 불과 40초 만에 도착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두 지점 간 거리는 4.3km다. 이를 40초에 주행하려면 시속 387km의 속도가 필요하다. KTX보다 빠른 속도다.


뉴탐사는 실제 해당 구간을 주행해봤다. 신호등을 모두 제외하고도 5분이 걸렸다. 신호등까지 포함하면 10분 가까이 소요될 구간이다. 더구나 구룡터널 사거리에서 염곡사거리로 가려면 유턴을 해야 하는 비정상적인 경로였다. 구룡터널을 통과해 남부순환로로 직진하는 것이 정상 경로인데, 굳이 멀리 돌아가는 이상한 동선이었다.

이제일 변호사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P턴하자마자 염곡사거리 화면이 예고로 보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탐사가 현장 검증한 결과 내곡IC에서 P턴 후 6분이 지나서야 염곡사거리 화면이 나타났다. 이 변호사의 주장은 완전히 거짓으로 드러났다.

구룡터널 통과 전 예고화면 주장도 현장 검증으로 반박

이제일 변호사는 또 다른 주장도 펼쳤다. 내곡IC에서 P턴하기 전에 구룡터널을 통과한 후의 화면이 미리 보였다는 것이다. 운전자가 어느 쪽을 선택할지 고민할 때 내비게이션이 미리 서비스 차원에서 보여줬다는 주장이었다.

뉴탐사는 이 주장도 현장에서 직접 검증했다. 내곡IC 진입 전까지 구룡터널 통과 후 화면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구룡터널 안으로 300~400m 정도 진입했을 때야 비로소 터널 통과 후 안내 화면이 나타났다. 내비게이션은 눈앞에 보이는 상황을 안내하는 것이지, 2km 이상 떨어진 미래 상황을 미리 보여주지 않는다.

더 중요한 증거도 발견됐다. 첼리스트의 내비게이션 파일을 분석한 결과, 서울·성남 방향 이정표가 나타나야 할 순서와 실제 순서가 뒤바뀌어 있었다. 실제로는 팔당·하남·광주시청 안내음이 먼저 들리고 그 다음 서울·성남 이정표가 보이는데, 내비게이션 파일에는 순서가 거꾸로 돼 있었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파일을 조작한 명백한 증거였다.


경찰도 염곡사거리 인지하고도 수사보고서서 의도적 누락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경찰의 태도였다. 경찰은 첼리스트 휴대폰에서 추출한 1200개 내비게이션 파일을 모두 확인했다. 당연히 염곡사거리 구간도 봤을 것이다. 5개 이미지 파일 중 하나인 염곡사거리는 빼려 해도 뺄 수 없는 증거였다. 하지만 수사보고서 어디에도 염곡사거리는 기재되지 않았다.


이유는 명확하다. 염곡사거리를 포함시키면 44분 도착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구룡터널 사거리에서 염곡사거리까지 40초 통과도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경찰은 염곡사거리를 아예 없는 것처럼 처리했다. 디지털 파일에 분명히 존재하는 증거를 의도적으로 감춘 것이다.

카카오맵 길찾기로 계산한 결과, 일요일 저녁 7시 13분을 기준으로 용인 집에서 논현동 청호골프연습장까지는 53분이 소요됐다. 일요일 저녁보다 교통량이 많은 평일 퇴근 시간이었던 사건 당일에는 더 오래 걸렸을 것이다. 44분 도착은 심야 시간대에 과속을 해도 불가능한 시간이다.

디지털 증거 조작의 1차 범죄자와 2차 공범 경찰

이번 검증으로 두 가지 사실이 명확해졌다. 첫째, 누군가 첼리스트의 휴대폰에 조작된 내비게이션 파일을 심었다. 과거 실제 운행했던 파일들을 재료로 활용해 짜깁기한 흔적이 역력하다. 초반 2분까지는 실제 파일과 일치하다가 그 이후부터 순서가 뒤바뀌고 시간이 맞지 않는다.

둘째, 경찰은 이 조작 사실을 알았음에도 수사보고서에서 염곡사거리를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 1차 조작 세력이 증거를 심었다면, 경찰은 그 조작된 증거를 알면서도 일부를 감춰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2차 공범이다.

이제일 변호사는 경찰이 꼭꼭 숨겨놓은 염곡사거리를 스스로 밝히면서 결정적 증거를 제공했다. 첼리스트를 변호하려다 오히려 디지털 증거 조작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시켜준 셈이다. 뉴탐사는 4차례 현장 검증을 통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동선, 조작된 파일 순서, 경찰의 의도적 누락을 모두 입증했다.

청담동 술자리를 티케로 만들기 위한 디지털 증거 조작. 그 조작에 경찰 수사관까지 가담했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지금, 누가 왜 이런 조작을 지시했는지 밝혀야 할 때다.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