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안보연대,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보수시민단체 회원 200여 명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일명 통일교) 본부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월간 신동아’가 보도한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우리밖에는 배워줄 사람이 없다. 한방 더 강하게 나가야겠다”는 육성 지시와 통일교 신도대책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하야 등을 거론한 특별보고서 내용에 대해 항의하고, ‘통일교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통해 국론분열과 명예훼손, 국기문란에 대해 한학자 총재가 직접 나서서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총재의 부인인 한학자 총재는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2014년 11월 28일) 보도가 나간 직후인 지난해 12월 1일 경기도 가평 천정궁에서 열린 통일교 예배격인 훈독회에서 “우리밖에는 배워줄 사람이 없다”면서 “한방 더 강하게 나가야겠다”고 지시했다. 이날 훈독회에는 조한규 세계일보 사장을 포함해 500명가량의 통일교 주요 간부와 목회자들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재는 그 자리에서 “이번에 여러분이 세계일보로 인해서 많이 좀 어떻게 될까 동요하고 우려하고 그런 식구들이 있을 거라고. 그런데 먼저 오늘 아침에 우리가 훈독했듯이 이 사건이 전환기가 된 거는 공적이냐 사적이냐를 생각해줘야 돼”라고 운을 뗀 후 “(세계일보가) 이 정부를 교육하는 신문이 되는 것이 맞아”라고 말하면서 “(그것이) 정의사회 구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나 외적인 기관들은 공적(公的)이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 총재는 “우리는 두려울 것 없어” “세계일보도 마찬가지야, 두려울 게 없어” “우리의 진실을 밝히면 돼”라고 독려했다.
시민단체들은 “통일교 신도대책위원회(상임대표 이상보)가 발표한 해괴한 문건인 ‘청와대 사태에 대한 특별보고’ 내용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음해와 날조, 명예훼손으로 일관하고 박근혜정부를 모해하고 ‘대통령 하야’까지 운운하는 등 국론분열과 국기문란 행위로 간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개하면서 “통일교 교단 내부 다툼인 ‘여의도 땅 소송’에서 패소한 문제를 갖고 왜 박 대통령을 비롯한 대법관, 청와대 비서실장, 법무법인 김&장 대표변호사 등 국가와 사회지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 총재의 직접 해명을 촉구했다.
문제의 특별보고서는 한학자 총재를 비롯한 통일교 주요 간부들이 회람했고, 이후 통일교 신도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널리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교와 신대위는 문제의 문건을 이상보 장로가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이라고 꼬리 자르기에 나섰지만, 세계일보 사장 등 관계자 몇몇만 알 수 있는 극비 취재자료의 존재(핵폭탄급 7, 8개)와 세계일보 회장 인사 등이 문건 내용대로 움직인 것으로 보아 통일교와 세계일보의 공식 입장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들은 특히 “통일교 계열사인 세계일보가 아직도 공개하지 않은 7, 8개의 청와대 특급정보가 공개된다면 대통령이 하야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국가원수를 겁박하는 것으로써 국민으로서 묵과할 수 없다”고 말하며 “통일교는 정윤희 문건 보도와 관련해 야당에서 2015년도 기어코 특검으로 몰고 가서 최소한 1년은 진실공방에 지금보다 더 큰 이슈가 되고 소고기 파동보다 더 큰 파동이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인터넷에 유포했는데 문건 보도와 관련해 야당과 공조하였는지, 종북세력과 결탁하여 국가내란 선동을 공조한 것인지 통일교 한학자 총재는 즉각 해명하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거짓 정보로 사회를 교란시키며,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작금의 사태에 대하여 통일교와 한학자 총재는 대한민국 위에 군림하려는지 궁금하다”면서 ‘통일교 한학자는 세계일보 정윤회 문건 허위 보도에 대하여 박근혜정부를 모해하여, 국가교란을 선동하겠다는 것인지 즉각 해명하라‘ ‘통일교 이상보 장로는 세계일보가 정윤회 문건 외에 공개하지 않은 문건이 있다고 하였는데, 청와대를 협박하는 통일교 한학자는 미공개 문건을 즉각 공개하라‘ ‘통일교는 국가교란, 선동을 즉시 중단하고, 청심재단 세무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 등 3개항의 결의서를 채택했다.
이날 현장에는 “허위사실 유포하여 국가안보를 교란하는 세계일보는 각성하라. 세계일보 사주하는 통일교는 해명하라!”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고, ‘통일교는 각성하라’ ‘한학자는 해명하라’ ‘세계일보 각성하라’ ‘OUT 세계일보!’라고 쓰인 손푯말이 대거 등장했다. 현장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2개 중대가 출동했다.
이철이 기자 lclpoliview@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