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에서 유력 후보로 떠오른 김경수 봉하마을 사무국장이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경수 국장은 민주당의 백원우 의원 등 친노계열 인사들에 의해 무소속 후보로 추대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같은 친노계열인 유시민 대표 내정자가 주도하는 참여당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친노 네티즌의 사이트 서프라이즈에서도 김경수 국장과 민주당을 비난하는 글로 넘쳐났다.
이에 김경수 국장은 “꽃이 되기보다는 단결과 연대의 거름이 되고 싶다"는 말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친노그룹인 국민참여당의 이봉수 전 청와대 농업특보와 후보 단일화를 놓고 대립하는 모양새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경수 국장의 불출마는 야당연합을 위한 호소로 해석돼
이에 민주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징적 존재인 김경수 사무국장을 무소속으로 내세워 유시민과 참여당의 위세를 꺾으려 했던 민주당으로서는 다른 후보를 찾기도, 선뜻 참여당 후보로 단일화해주기도 난망한 상태. 민주당이 김경수 사무국장을 무소속으로 밀고자 했기 때문에 다시 민주당에서 공천을 하고자 한다는 것은 명분 상 쉽지 않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의 상징적 인물을 찾는다는 것도 여의치 않다.
민주당의 고민은 김해을 선거 뿐이 아니다. 김경수 사무국장의 불출마는 전남 순천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경수 사무국장은 무소속 후보로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정도의 유력 후보가 “우리 모두는 대통령님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똘똘 뭉치는 모습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습니다. 저의 결심이 범야권 연대를 통한 재보선 승리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라며 야권 연대를 호소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조순용, 구희승 등 무려 10여명의 민주당 군소후보가 난립한 전남 순천 선거에서 김경수 국장의 불출마 선언은 두고두고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김경수 사무국장의 불출마 선언에 앞서 시민주권이 주도해 열린 16일 '2012민주진보개혁진영 집권을 위한 대토론회'에서도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민주당에 대한 강경발언이 쏟아졌다.
민주노동당 장원섭 사무총장은 "나누지 않고는 연대가 아닌데 왜 '묻지마 나눠먹기'라는 용어를 쓰는지 의아하다"며 "우리는 그런 식이라면 그냥 갈 수도 있다. 기껏해야 2~3% 득표가 확실해도 당 발전 차원에서 출마하는 길을 10년을 걸었다"고 했다.
박용진 진보신당 부대표도 "지금 민주당이 변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우선 모두가 말하는 양보라는 틀이다"며 "이와 함께 작은 정당들의 가치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냐가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MB정부 심판론 내세우는 민주당의 전남 순천 후보들, 명분 있나?
김경수 사무국장의 불출마 선언,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민주당 양보론 공세 속에서, 전남 순천 지역에서 출마선언을 한 조순용 후보의 "민주당 공천은 내가 받을 것"이라는 주장은 무색해 보인다.
특히 조순용 후보가 출마 사유로 "그동안의 경험과 역량을 총동원해 빼앗긴 민주주의를 되찾겠다"며 MB정부 심판론을 들고 나왔기 때문에, MB정부 심판을 위해 야권을 연합하자는 큰 논의에 묻혀, 민주당이 무공천을 선언했을 때, 무소속 독자 출마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MB정부 심판을 위해 김경수 사무국장이 출마를 포기했는데, 민주당 출신들이 무소속으로 속속 출마했을 때 명분이 있겠냐는 것이다.
김경재 전 의원, “야당연합으로는 MB정부 심판 불가능, 총선과 대선도 필패”
반면 일찌감치 민주당과 거리를 두고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경재 전 의원의 경우 미디어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남 순천 선거는 손학규, 박지원 체제의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 우선이며, 야당 연합만 믿고, 점차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민주노동당에 끌려다니는 지금의 민주당으로는 MB정부 심판도 불가능하고, 총선과 대선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명분을 내걸며 야당연합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김경수 국장의 불출마 선언은 경남 김해를 넘어 전남 순천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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