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기타


배너

[머니투데이 김경환기자][OPEC, "현상황에서 증산은 정유사 정제마진만 높여"]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석유 공급을 증가시키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그냥 수수 방관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2년전까지만 해도 OPEC은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당장 생산을 늘려 공급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사상최고치인 갤런당 3.20달러를 웃돌고 있고, 휘발유 가격 강세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OPEC 관계자들은 석유공급을 늘릴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휘발유 가격 상승에도 OPEC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석유 수익을 놓고 석유생산국과 정유업체간 알력 싸움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한편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적극적인 증산에 나서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

◇ OPEC, 증산 않는 이유 '정유사와 알력싸움'

OPEC이 이처럼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석유생산국과 정유사 사이의 이익 배분을 위한 알력싸움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전세계 석유 공급 시스템은 석유 정제 산업에 더 많은 수익과 권력을 주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OPEC이 이 같은 권력 이동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OPEC은 현재 전세계 원유 공급이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OPEC 관계자들은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빠르게 치솟고 있는 것은 △ 정유사들의 정제능력 부족 △ 유럽으로부터 수입 감소 △ 미국의 재고 급감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OPEC의 한 고위 관계자는 "원유 시장은 현재 균형이 잘 맞춰진 상황"이라며 "원유 공급도 정상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고, 재고 수준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아랍에미레이트의 석유장관인 모하메드 빈 다하엔 알 함리 역시 같은 견해를 내비치며 증산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OPEC은 오는 9월 1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석유생산량 조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는 OPEC이 2년전에 취했던 것과 확연히 다른 태도이다. OPEC은 지난 2005년 휘발유 가격이 치솟자, 이러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세계 경제 성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OPEC의 증산은 미국의 휘발유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2005년 9월 이후 허리케인인 카트리나와 리타가 연이어 발생해 멕시코만의 정제시설에 피해를 입혔다. 이후 에너지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경제 역시 지속적인 성장 추세를 이어갔다.

OPEC은 올해 에너지 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경제 성장률이 4.8%(인플레이션 반영)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반면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은 5.1% 올랐으며, 휘발유 가격은 무려 47% 급등했다.

◇ OPEC, 증산 "정제마진 높여 정유회사만 배불려"

OPEC 관계자들은 "원유 공급을 늘릴 경우 전세계 원유 가격은 낮출수 있지만, 여전히 미국 휘발유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해 결과적으로 정제 마진만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OPEC의 증산이 정유업체들의 주머니만 불려주는 역할을 할 것이란 지적이다.

반면 정유업체들은 OPEC이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리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석유협회(API)의 애널리스트인 라욜라 도퍼는 "1월 중순 이후 휘발유 가격의 1갤런 중 38센트 가량이 OPEC이 지난해 가을 이후 생산을 줄인데 영향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퍼는 나머지 62센트 인상분은 휘발유 수입 감소와 정유사들의 생산 부족 등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운전량을 줄이지 않는 미국인들의 안정적인 수요도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은 원유사용량의 65%와 휘발유 공급의 1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휘발유 수입처인 유럽 역시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어서 수급은 쉽지 않다.

OPEC은 원유가격이 배럴당 50달러선까지 떨어지자 지난해 가을 감산을 결정했다. 이후 감산 영향으로 유가는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현재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 인도분 가격은 62.50달러, 북해산 브렌트유가 7월인도분 가격은 70.6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으로 휘발유가격은 나이지리아의 원유 공급 차질과 허리케인 등의 영향으로 올 여름 이후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PFC에너지의 애널리스트인 로저 디완은 "올여름 휘발유와 원유 가격이 지속상승할 것"이라며 "원유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OPEC이 결국 증산에 나설지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환기자 kennyb@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