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최석환기자][FTA 반대운동 다시 본격화… 韓美 양자 세이프가드 1회만 발동 합의]
정부가 오늘(25일) 오전10시 외교통상부 인터넷 홈페이지(www.mofat.go.kr)를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을 공개한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는 각1300~1400쪽 분량의 국문과 영문본 협정문 전체로 협정문 본문과 확약서, 부속서, 부속서한까지 담긴다. 여기에 280쪽 분량의 해설 참고자료와 30여쪽짜리 용어 설명 자료가 함께 공개된다.
외교부는 인터넷 공개에 앞서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협정문 내용이 들어간 CD를 우선 배포했으며, 내주초 책자로 된 협정문 전문을 전달할 계획이다. 또한 갑자기 홈페이지 접속이 폭주할 수도 있어 재경부나 한미FTA 체결추진위원회 등 6~7곳의 인터넷 사이트에 협정문 전문을 함께 게시키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되는 협정문 전문은 최종본은 아니다"며 "법제처 심의나 한미 양국의 법률적 검토, 문구 수정 등의 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일부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일단 핵심적인 협상 내용이 요약된 80여쪽 분량의 자료를 발표했기 때문에 새로울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관세양허표나 서비스 유보안 등 구체적인 부분까지 공개가 이뤄지는 만큼 일부 새로운 내용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쌀이나 쇠고기 등 농산물과 자동차, 투자자-국가간소송제(ISD), 무역구제, 개성공단 등 협상 과정에서 이슈가 된 사안을 두고 해석상 논란이 있을 수 있어 '반(反)FTA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한미FTA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협정문을 열람했던 일부 국회의원들 중에서는 문제점을 발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FTA 반대 움직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협정문이 공개되는 즉시 전문가들을 동원, 협정문에 대한 분석을 벌이기로 했다. 또 이날 오후 1시30분쯤 민주노총 9층 교육원에서 한미FTA 협정문 공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범국본은 이후에도 협정문 검토 작업을 계속하면서 6월말 본서명 시점을 전후해 대대적인 한미FTA 반대운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미 양국은 FTA에 의한 양자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관세철폐 이행기간 동안 동일한 품목에 한번만 발동할 수 있도록 합의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세이프가드는 수입이 급증할 때 자국의 산업을 보호할 수 있도록 관세를 높이는 것으로 한미 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적용하는 다자 세이프가드와 함께 양자간 세이프가드도 별도로 두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세이프가드는 양국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며, 관세를 일정기간내 완전 철폐하는 FTA 협정의 특성상 수입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예외적인 수입 급증을 막기 위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측이 발동할 가능성이 높은 농산물 특별 세이프가드는 한번만 적용하도록 하는 제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협상단 관계자도 "섬유는 미국이 수입국이기 때문에 미국의 세이프가드발동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며 "공산품의 경우도 미국이 주로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것인 만큼 재발동 금지가 우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입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은 농산물의 경우 매년 설정된 수입물량 기준을 초과하면 자동적으로 특별 세이프가드가 발동되기 때문에 1회라는 횟수 제한이 없다"며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30여개 품목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감귤(오렌지) 등은 출하기 한해 관세가 감축되는 계절관세 제도를 도입하고 있어 이같은 특별 세이드가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석환기자 ne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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