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사모펀드 블랙스톤에 투자하면서 중국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외환투자공사가 블랙스톤에 투자키로 한 금액은 30억달러. 지난달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1조2000억달러임을 감안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마켓워치는 21일(현지시간) 중국이 사모펀드에 투자함으로써 과거 미국 재무부 채권이나 뮤추얼펀드 등 전통적인 투자가 다각화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중국은 천연자원 뿐만 아니라 남미와 아프리카 등 다양한 방면에 무궁무진하게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中 1조2000억달러의 다음 행선지는?
우선 전문가들은 블랙스톤 투자가 중국의 투자 행보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트라사임 글로벌 어드바이서의 도널드 스트라사임 대표는 "중국이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미국의 사모펀드에 쏟아부었다는 것은 상당히 과감한 결정"이라며 "매년 최소 2000억달러의 외환을 축적하고 있는 중국이 보다 큰 수익을 위해 단 5일이면 손에 넣을 30억달러를 블랙스톤에 투자했다는 것은 가치로운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블랙스톤과 같은 그룹에 투자했다는 것은 부동산에서부터 유틸리티,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투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그만큼 앞으로 중국의 투자가 다양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인구국인 중국이 경제성장을 위한 자원 확보와 기간산업 구축, 노령화 사회를 대비한 사회보장 서비스 마련에 재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스트라사임 대표는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외에 철광석이나 구리, 니켈 등 경제 성장에 필요한 자원 확보에 외환보유액을 사용할 것"이라며 "이 역시 엄청난 양으로 세계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델 리서치 그룹의 데이비드 리델 대표도 "중국은 자원이 풍부한 남미나 아프리카의 기업을 인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들어 큰 관심을 보이며 '자원외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아프리카가 분명 중국의 다음 투자처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리델은 이어 "중국이 앞으로 사모펀드 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기업에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에선 중국이 미국과 유럽 등 중국의 막대한 외환보유액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교역국가와의 관계 개선도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셔먼 찬은 "중국이 보유키로 한 블랙스톤의 지분권은 10% 미만으로 미 정부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뤄졌으며 블랙스톤의 의결권도 갖지 않는 조건"이라며 대규모 무역불균형에 따른 양국의 오랜 긴장관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성희기자 star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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