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대한 거품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증시가 15일 큰 폭으로 떨어져 '눈먼 황소'처럼 내달리던 중국 증시가 드디어 조정을 받는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3,899.18로 3.64%가 급락하면서 4,000선이 붕괴됐다.
선전 성분지수는 11,414.54로 2.71%가 하락했고 외국인도 매입이 가능한 B주 지수는 310.68로 1.93% 하락했다.
중국에 진출해있는 골드만삭스 등 6개 투자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일제히 중국 증시가 고점에 왔음을 알렸다.
골드만삭스의 아시아담당 수석 경제학자인 량훙(梁紅)은 중국 A주가 이미 고점에 왔으며 지난 수개월간 거품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CLSA 캐피털 파트너스의 중국연구부 류웨이밍(劉<火+韋>明)은 A주의 경우 기관대비 개인보유 비율이 65-70%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성숙된 시장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라면서 중국 증시가 고점에 온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증시가 20-30% 하락위험이 있다면서 A주 투자가 가능한 외국의 적격기관투자자(QFII)가 모두 주식을 매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모건스탠리, 크레디트 스위스 등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주식투자에 대해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50.81배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PER이 25배에 달하면 거품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30%가 상승한데 이어 올들어 벌써 50%가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면서 중국 대륙이 주식광풍에 휩싸였고 하루 30만명 이상이 신규계좌를 열었다.
이날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동방조보는 르포 기사에서 신규계좌를 개설하려는 사람들이 폭주하면서 계좌 개설에만 6시간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30일 현재 상하이와 선전의 양대 증시에 계좌를 턴 투자자 수는 9천395만명으로 이달 중 1억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4분기 주식투자자는 1월 326만명, 2월 127만명, 3월 405만명이 증가했고 4월에는 무려 670만명이 새로 계좌를 열었다.
중국 증시의 강한 상승은 넘치는 유동성에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해말 1조660억달러에서 3월말에는 1조2천억달러로 1천340억달러가 증가했다.
무역수지 흑자에다 해외로부터의 직접투자, 그리고 '핫머니' 성격의 자금 유입으로 시중에 자금이 넘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증시의 끝모를 질주가 어느새 종점에 이르고 있다는 불안감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환치기 수법으로 핫머니의 공급선 역할을 해왔던 중국 남부 광둥(廣東)지역의 환전상들은 최근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하이종합지수가 4,000을 넘어서면서 대만, 홍콩으로 자금들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고위 당국자들이 증시 거품을 우려해 시장질서 유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1.4분기 경제수치가 발표된 이후 과열에 대한 우려로 정부의 긴축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증시에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4월 물가가 3% 올라 전월에 비해 증가율이 소폭 둔화됐지만 앞으로 발표될 통화공급량이나 고정자산투자증가율 등에 따라 금리인상 등 과열억제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경우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6.8%로 100%를 넘는 선진국에는 많이 못미치지만 중국에는 미국과는 달리 상장을 기다리는 기업들이 줄을 서 있는 상황이다.
중국 증시의 파급력은 지난 2월 조정국면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중국 증시가 드디어 본격적으로 조정국면에 들어가고 있는지 세계증시가 주목하고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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