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높은 11.1%에 달하면서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국가통계국은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1.4분기 주요 경제수치를 발표했다.
중국이 발표한 1.4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의 10.4%에 비해 0.7%포인트 높은 것으로 정부의 억제노력에도 불구, 과열양상이 여전히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이 이처럼 높게 나온 것은 무역흑자와 투자가 여전히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흑자는 1.4분기에 46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로 증가했다.
무역흑자가 빠르게 늘면서 미국 등과 통상마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달 중국산 종이제품에 대해 22년간 지켜오던 원칙을 깨고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비시장경제지위의 국가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보복관세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중국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미국은 또 지적재산권 보호를 이유로 지난주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등 고정자산투자를 억제하기 위해 다각적인 수단을 동원했지만 효과는 아직 미지수로 보인다.
지난 1.4분기 고정자산투자증가율이 23.7%에 달했고 지난 3월 전국 주요도시의 부동산가격이 5.9% 상승하면서 지난해 부동산대책 이전수준으로 회귀했다.
이번에 발표한 경제수치 가운데 가장 문제가 될 부분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다.
CPI는 1월 2.2%에서 2월 2.7%에 이어 3월에는 3.3%로 올해 억제목표선인 3%를 넘었다. 3월 물가 상승률은 지난 2005년 2월 3.9% 이후 최고치다.
세계적인 바이오연료 파동으로 수요가 늘면서 곡물가격이 크게 상승한 요인이 작용했지만 물가가 이처럼 올라가면 성장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물가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물가상승은 대규모 무역흑자와 신규대출 증가로 현금이 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과잉 유동성 억제를 위해 올 들어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왔다.
중국은 이미 올 들어 3번째 상업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올렸고 지난 3월 18일 이미 한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현재 금리수준은 8년래 최고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경기를 진정시키는 방안으로 추가적인 긴축수단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통계국 대변인인 리샤오차오(李曉超)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빠른 성장이 과열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으며 현재 그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스탠다드 차터드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그린은 "중앙은행이 올해 벌써 3차례의 지준율을 인상했지만 6번을 채울 것"이라면서 "지준율이 12%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크레디 스위스의 타오둥(陶冬) 아시아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는 은행들에 대해 행정규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달 중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리를 인상할 경우 내외 금리격차가 좁혀지면서 가뜩이나 불이 붙고 있는 증시로 핫머니를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이 되지만 과열억제를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인상은 현재 위안화 절상에 가속 페달을 밟는 격이 될 수 있어 중국 정부가 다각도로 파장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한국 경제에 '차이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인상 등 추가 긴축조치가 취해질 경우 수요 위축이 예상돼 대중 수출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한국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상하이 무역관의 박한진 차장은 "중국경제의 변화 가능성에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중국 경제가 금리인상 등으로 고비용저수익 구조로 바뀔 경우 일반 제품은 살아남을 수 없으며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주력상품을 갈아끼워야한다"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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