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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황금자 할머니가 평생 모은 전 재산 4천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놔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연합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평생 모은 전 재산 4천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놔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서 홀로 생활하는 황금자(82) 할머니.

1924년 함경도에서 태어난 황 할머니는 13∼14살 때 길을 가다 일본 순사에게 붙잡혀 함경남도 흥남의 한 유리공장으로 끌려갔다.

3년 뒤 다시 간도지방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한 그는 광복 후 고국에 돌아와서도 몸을 버렸다는 생각에 가정을 꾸릴 생각도 못했고 외로움을 달래려 길에서 떠도는 아이를 데려와 양녀로 삼았으나 양녀가 10살 때 죽는 바람에 다시 혼자가 됐다.

위안부로 지낸 고통의 세월 때문에 밤마다 누가 문을 두드리거나 `저리 가'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는 등 10년 넘게 환청과 망상에 시달려 왔으며 길을 지나는 고등학생을 일본군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인근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공포를 느낀다며 학교를 찾아가 항의하는 일이 많았고 날마다 동사무소에 들러 "평생 모은 돈을 관 속에 넣어 가겠다"며 원망과 불만을 토로했다.

그런 황 할머니가 안정을 찾고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증할 결심하게 된 데는 2003년 당시 등촌3동사무소에서 근무하던 김정환 사회복지사의 영향이 컸다.

김 사회복지사는 매일같이 동사무소를 찾아와 소리치는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하나도 빠짐없이 진심어린 마음으로 들어줬고 자신을 친아들처럼 여겨 "죽으면 자네한테 내 재산을 주고 싶다"는 할머니에게 소중히 모은 돈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곳에 쓰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결국 김씨의 제안을 받아들인 황 할머니는 매달 74만원씩 지급되는 일본군 위안부 생활안정지원금과 국민기초수급자 생계비(월 36만원)를 아껴 평생 모은 4천만원을 재단법인 강서구장학회에 기증하기로 했다.

그는 28일 "지난날은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고통스러운 세월이었지만 그 대가로 받은 돈만큼은 의미 있는 곳에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황 할머니의 뜻을 기릴 수 있도록 `황금자 여사 장학금'(가칭)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장학금 기탁식은 29일 오후 강서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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