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증가율과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상호 간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주택대출 규제와 예금지급준비율 인상 등 유동성 축소 정책이 주택대출을 감소시키면 집값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연구원 이규복 연구위원은 최근 계간 금융동향 보고서에 수록된 `아파트 가격, 거래량 및 주택담보대출간 관계성 분석' 보고서를 통해 "2001년 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아파트 가격 상승률과 주택담보대출 증가율 간에 쌍방향으로 그레인저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각각의 변화가 상호 간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레인저 인과성(Granger causality)은 한 변수의 변화가 시차를 두고 다른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연구위원은 "따라서 최근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제한, 1인 1건 대출 제한 등 강력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면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둔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11 대책이 발표된 후 버블세븐 지역과 지난해 가격이 급등했던 경기도 과천, 파주 지역의 집값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향 조정세를 보인 데는 담보대출 규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유동성과 아파트가격 간 관계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예금지급준비율 인상 등 최근 유동성 축소대책 역시 시기적으로는 적절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유동성 조절이 적절히 이뤄지면 아파트 가격이 안정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 연구위원은 "최근의 유동성 축소대책은 보조수단에 불과하다"며 "경기 영향 최소화와 일관성 있는 운영을 통해 금리정책 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파트가격 상승률도 담보대출 증가율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의 담보대출 규제의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어 아파트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가격을 직접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정책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아파트 시장에 투기 수요가 아닌 실수요자에 의한 초과 수요가 존재하고 있다면 공급 증대로 수요 공급의 균형을 맞출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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