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8일 은행 이사회에서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물론 검찰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일부 사외이사들까지 유임시킨 것은 외환은행 매각 작업을 조기에 재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10년만에 첫 배당을 통해 4천억원대의 배당금을 받게 될 론스타가 외환은행 임원들에게 250억원대의 막대한 스톡옵션까지 지급키로 해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웨커 행장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재매각 작업을 시작한 2005년 행장으로 부임한 뒤 노동조합과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등 매각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론스타는 작년 외환은행을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으며 여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당장이라도 여건이 조성되면 외환은행을 팔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웨커 행장은 또 최근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취임 축사에서 외환카드사 분리 매각설을 공식 부인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한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론스타 아.태지역 법률고문을 사외이사로 유임시킨 것은 2003년 헐값매각 및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결 전이라도 매각을 강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업계에서는 김&장 법률사무소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1심 재판에서 론스타의 유죄를 입증하기에 증거가 충분치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 작업이 국제금융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법원 1심 판결과 동시에 재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은행들이 부담을 느낄 경우 중국계 은행에 매각하는 방안을 최후의 카드로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인사들을 은행 사외이사로 유임시킨 것은 국내 법을 무시한 거만한 태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쇼트 부회장과 톰슨 고문 등은 화상 회의로 열린 전날 이사회에도 참석했다.
외환은행으로부터 4천167억원의 막대한 배당금을 빼갈 론스타가 임원 등에게 254억원의 스톡옵션까지 지급키로 한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있다.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책위원장은 "외환은행이 검찰의 체포영장 발부에도 불구하고 입국을 거부한 이들을 사외이사로 유임시킨 것은 국내 법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서민들로부터 고가의 수수료와 대출이자 등을 통해 챙긴 수조원대 은행 이익 가운데 상당부분이 주주와 주주이익에 충실한 경영진 배를 채우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1조2천278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키로 한 국민은행도 여동수.권혁관 부행장 등 33명의 임원에 대해 전날 종가 기준으로 830억원에 달하는 총 93만5천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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