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에 주식광풍이 몰아치면서 벌써부터 심각한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뉴스 동팡왕(東方網)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른바 '검은 화요일'로 기록된 중국 증시의 대폭락 당시 50대의 한 투자자가 객장에서 쓰러져 숨졌다.
올해 58세의 양(楊)모씨는 이날 오전 10시 상하이 통촨루(銅川路)에 있는 하이퉁(海通)증권사 객장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날 오후 3시 숨졌다.
양씨의 유족들은 양씨가 사고당일 혈압이 갑자기 높아져 뇌출혈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주가하락에 따른 심리적 부담외에 객장내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공기순환이 잘 되지 않은 것도 사고원인이 된 것으로 동팡왕은 분석했다.
상하이 황피난루(黃陂南路)의 다퉁(大通)증권사 객장의 6일 상황도 비슷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계층이 객장을 메우고 있었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복도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며 증시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60대의 구(顧)모씨는 "참담했다"며 대폭락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30여분만에 3만위안(360만원)을 잃었다면서 증권사 객장의 환경이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환경의 좋고 나쁨을 따지고 공기순환이 어떤지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투자하러 나왔지 영화를 보러 온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우한신보(武漢晨報) 5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27일 폭락때 송(宋)모씨는 하루만에 1만8천위안을 날린뒤 병원에서 '급성응급장애'라는 진단까지 받았다.
송씨가 주식투자에 나선 것은 지난 2월. 동문회에 가보니 상당수가 집과 차를 갖고 있는 것을 보고 결심을 했다.
송씨는 아내와 상의끝에 주식을 샀지만 재미를 못봤다.
공교롭게도 산 주식 마다 가격이 내렸고 27일 대폭락때는 하루만에 1만8천위안의 손실을 봤다.
주가하락후 송씨는 온몸이 떨리고 심리적인 이상 증세를 보여 가족이 그를 병원에 데려갔고 병원은 '급성응급장애'라는 진단을 내렸다. 정신적 자극이 지나칠 경우 나타나는 심리장애다.
주식광풍이 몰아치면서 집을 전당포에 저당잡히고 고리의 돈을 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전당포협회 궈진산(郭金山)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이후 주식시장이 뜨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저당업무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저당이 늘고 있는 것은 담보가 확실한데다 돈을 빌리는 사람들도 은행에 비해 수속이 간단하고 3-7일이내 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당포는 중국에서 공산당 정권 성립이후 사라졌다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
팡정(方正)증권의 분석사인 뤼샤오핑(呂小萍)은 하지만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양날의 칼'을 든 것과 같다고 말했다.
주식투자의 본래적인 위험에다 고리의 이자를 물어야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경우 전당포 이자는 매달 3% 이상이다. 10만위안을 빌리면 매달 3천원을 이자로 내야한다. 주가가 매달 3% 이상 올라줘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징청화샤(京城華夏)라는 상호로 전당포를 경영하는 양융(楊永)은 "지난달 이후 거의 매일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려는 고객들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면서 "주택저당이 반년전에 비해 7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중소기업들이 급전조달을 위해 달려왔지만 지금은 30% 이상이 돈을 빌려 주식투자하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개혁주의 경제학자인 우징롄(吳敬璉)은 5일 전국민이 주식투기에 나서는 작금의 상황이 과연 정상적인 것인지 물었다.
전국정치협상회의 위원이자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인 우징롄은 "전국민이 주식투기에 나서는 지금 상황은 비정상적인 것"이라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주식을 갖고 있지만 중국인들처럼 직접 주식을 사고팔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우징롄은 "정보에 어둡고 정력이 모자라 일반투자자들이 직접 주식을 사고파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돈을 빌려서 하는 투자는 특히 금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광풍에 휩싸여있는 중국인들에게 이런 고언이 귀에 들어올리는 만무해보인다.
(상하이=연합뉴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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