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조산한 여섯 쌍둥이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병원이 부모 동의없이 수혈한 데 대해 종교적인 이유로 수혈을 반대해온 부모가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CBC 방송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여호와의 증인' 신자인 쌍둥이 부모는 "수혈이 아닌 치료방법을 요구했으나 병원 당국이 일방적으로 수혈을 강행해 부모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했다"며 브리티시 콜럼비아(BC) 여성병원 운영주체인 BC 주 정부를 제소했다.
이들은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고발장에서 "우리는 아기들을 사랑하고 그들이 살기를 원하지만 수혈은 동의할 수 없다"며 "이는 창조주께서 사도행전 15장 28~29절 등 성서에서 명령한 바를 굳게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셰인 브래디 변호사는 "정부는 부모가 충분히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청문 기회를 주었어야 했다"며 "부모는 정부가 종교적 신념을 훼손한 데 대해 공식사과하고 아기들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톰 크리스튼슨 BC주 아동가정부 장관은 "정부는 진료를 포함해 보호가 필요한 어린이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법적 의무와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 정부는 지난달 7일 임신 25주째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태어난 여섯 쌍둥이 중 3명이 생명의 위기를 맞자 수혈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거듭된 설득에도 불구하고 수혈에 동의하지 않는 부모의 접근을 차단한 채 수혈을 실시했다.
여섯 쌍둥이 중 2명은 태어난지 1~2주만에 사망하고 4명이 생존해 현재 병원에서 보호받고 있다.
쌍둥이 부모들은 출산과정에서도 6명의 태아 중 2명을 포기하면 나머지 4명이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제안을 거부해 병원측과 대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에서 여섯 쌍둥이가 태어난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이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다수 쌍둥이는 배란촉진제 복용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밴쿠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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