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을 앞두고 세입자들의 고민이 그 어느때보다 깊다.
해마다 이맘때 되풀이됐던 '전세대란'을 생각하면 서둘러 전셋집을 구하는게 낫지만 '1·11부동산대책'이후 집값 및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다음달중 '임대주택공급활성화대책'을 발표하면 전셋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남들보다 먼저 저렴하고 생활환경이 좋은 전셋집을 구하라고 조언한다. 지역별 전셋값 동향이나 추가 전세 공급량 등을 예측하는 등 준비된 자세로 전세물건을 찾으면 한결 쉽게 원하는 전셋집을 찾을 수 있다는 것.
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 전세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원하는 곳에 저렴한 가격으로 전세를 구하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내집마련정보사의 정태희 연구원은 "통상 전세를 구하려는 움직임은 수도권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이사철이 되면 서울 전역으로 확산된다"면서 "전세계약 만료에 앞서 미리 대비하면 저렴하고 생활여건이 좋은 전세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기 산본동 다산주공3단지의 경우 지난주 전세가 쌓이면서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면서 싸게 나온 전세물건이 대부분 계약됐다. 현재 단지내 24평형의 전셋값은 1억1000만~1억3000만원, 31평형은 1억6000만~1억7000만원이다.
경기 의정부시 장암푸르지오도 방학철을 맞은 일부 교사부부 등이 전셋집을 찾으면서 전세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교사나 공무원의 전세문의가 많은 가운데 전반적으로 전세물건이 부족하다"면서 "비슷한 가격대이면 준공된지 얼마 안된 새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으며, 저렴한 아파트부터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장암푸르지오는 24평형이 1억원, 33평형이 1억3000만원, 42평형은 1억8000만원에 전세시세가 형성돼 있다.
서울이나 의정부에 비해 교통이 취약해도 저렴한 전세가격을 원하는 수요자들은 양주시 등을 찾고 있다.
양주시 덕계동 신우아파트 인근 중개업소는 "의정부내 25평형 아파트 전세값이면 양주에서 30평형대 전세를 구할 수 있다"면서 "25평형이 3000만~3500만원, 29평형이 4000만~4500만원, 31평형이 4000만~5000만원에 전세시세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평촌동 초원대림아파트도 아이들 학기에 맞춰 방학때 미리 이사하려는 사람들의 문의가 이어지면서 25평형이 1억2500만원~1억4000만원, 32평형이 2억2000만~2억5000만원의 전세가격을 형성했다.
신규 아파트가 입주하는 지역의 경우 전세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전세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공급 물량이 많을수록 기존 아파트와 전세가격 차이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더 싸게 계약할 수도 있다.
서울 신내동은 경남아너스빌 입주물량 여파로 전세가격이 안정된 대표적인 지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내동은 경남아너스빌 전세물량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전세물건 부족 현상이 해소되고 있다"면서 "경남아너스빌 전세물량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앞으로 설연휴가 지나고 나면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남아너스빌의 32평형 전세가격은 1억7000만~1억8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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