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노조가 연말 성과금 추가지급 요구를 굽히지 않으며 점차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과 관련,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성과금 문제를 둘러싼 노사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회사측은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국내 및 해외영업에 미칠 영향과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노조가 11일까지 성과금 추가 지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함에 따라 연초부터 시작된 현대차의 노사갈등은 점차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즉 노사 양측이 연말 성과금 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 노조는 이르면 내주중 파업에 돌입하게 되며, 이때부터 현대차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물론 '파업이 잦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다.
또한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의 노조 파업은 현대차를 설상가상의 지경으로 몰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국내 및 해외 영업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문제는 국면을 타개할 묘책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단 파업에 들어가면 재고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현대차 관계자는 "죽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국내영업 부문에서는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고객만족 서비스를 강화하고, 해외영업 부문에서는 납기 지연을 우려하는 딜러들에게 노사관계 안정화를 위한 회사측 노력을 설명, 이해시키겠다는 정도이다.
다만 현대차는 새로운 노사문화 정착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하고 회사의 발전에 밑거름이 된다고 판단, 이번 노사갈등을 계기로 법과 원칙에 따른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드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파업에 따른 당장의 손실은 감수하더라도 20년간 계속돼온 노조 파업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도록 확고한 원칙을 세워나가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핵심 이슈인 연말 성과금 문제의 경우에는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는 사측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윤여철 사장이 밝힌 것처럼 연말 성과금 문제를 특별교섭 대상으로 하지는 않되, 문제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가질 수는 있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노사 양측간의 대화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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