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의 공격 점유율을 높이는 게 급선무다"
남자 프로배구 LIG의 신영철 감독은 10일 팀의 취약 포지션을 묻는 질문에 라이트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토종 최고의 `거포' 이경수(28)와 캐나다 현역 국가대표 프레디 윈터스(25)가 왼쪽 날개에서 막강 화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LIG가 현재 3승4패로 남자부 4위에 머물고 있는 부진에서 벗어나려면 오른쪽 공격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2005-2006 시즌에는 브라질 출신 용병 키드가 맹활약했지만 이번 시즌 들어 LIG에서 라이트의 전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지난 해 가을 군에서 제대한 손석범(30)이 라이트를 주로 맡았지만 팀 내 공격 점유율은 평균 11.14%이고 라이트와 레프트를 오가며 활약해온 홍석민(30)은 7.66%에 그쳐 매 경기 평균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후인정(33)과 박철우(22)가 번갈아 뛰는 현대캐피탈은 라이트 공격 점유율이 30%에 육박하고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이 각각 브라질 출신 특급 용병 레안드로 다 실바(24)와 보비(28)의 활약 덕분에 경기당 35∼50%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왼쪽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공격 루트가 쉽게 읽혀 결정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LIG는 윈터스가 종종 오른쪽에서 후위공격을 시도하는 등 공격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듬직한 라이트가 없는 것이 최대 아킬레스건인 셈이다.
손석범은 45%의 스파이크 성공률로 공격에서는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2년여의 공백 탓에 수비가 약한 것이 흠이다.
이와 달리 홍석민은 블로킹과 리시브 등 수비는 안정적이지만 공격 성공률이 36.36%에 그치고 큰 공격에는 약해 이경수와 윈터스에 치우친 공격 부담을 크게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2년차 임동규(24)는 9일 고질적으로 괴롭혀온 오른쪽 어깨를 수술하면서 이번 시즌에는 코트에 서기 힘들어졌고 신인 진현우(23.한양대 졸업 예정)는 아직 실전에 투입하기가 어렵다.
신영철 감독은 "손석범을 투입하면 이경수와 윈터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데 수비력이 떨어지고 홍석민은 속공 등 안정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수비에서 뒷받침을 해 주지만 공격력이 다소 부족하다"고 고민을 털어 놓은 뒤 "일단 수비력이 좋은 홍석민의 기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또 "이번 시즌에 우리 팀 선수들의 집중력과 의지는 많이 좋아졌다. 특히 방신봉과 하현용이 버티는 센터진은 속공과 블로킹 능력이 향상돼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다. 라이트가 좋아지면 훨씬 단단한 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는 LIG가 라이트 고민을 해결할 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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