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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환시 10년만에 부활하나

정부 검토..분위기는 '시기상조'

  • 연합
  • 등록 2007.01.04 14:00:36


정부는 4일 발표한 올해 경제운용방향에서 원.엔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해 1997년 이후 사라진 원.엔화 직거래 시장 등 달러를 제외한 이종통화 시장을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와 금융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원.엔 거래 수요를
고려할 때 제대로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원.엔 거래시장은


두 통화 사이의 가치 교환 비율, 즉 환율은 기본적으로 일반 상품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시장에서 결정된다.


실제로 시시각각 변하는 원.달러 환율의 경우 은행과 기업 등 시장 참여자들이
서울외환시장을 통해 끊임없이 원화와 달러를 사고 파는 과정에서 정해지고 있다.


그러나 모든 통화 사이의 환율이 이처럼 시장에서의 직거래를 통해 결정되는 것
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원.달러 외환시장 이외 원.엔, 원.위안 등 다른 통
화와 원화의 직거래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 거래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통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달러라는 제3의 통화를 매개로 산술적
계산을 거쳐 얻어진다. 예컨대 원.달러 환율이 100원/달러고, 국제 시장에서의 엔.
달러 환율이 10엔/달러면 원.엔 환율은 10원/엔이 되는 식이다.

 


◇이종통화시장 왜 필요한가


다양한 통화시장의 필요성은 그동안 국회나 민간경제연구소 등도 꾸준히 제기해
왔다.


현재의 원.엔 환율처럼 달러를 매개로 결정되는 '재정(裁定)환율'의 경우, 달러
에 대한 원화 가치는 변하지 않더라도 달러 대비 상대 통화의 가치가 급변하면 자동
으로 폭락 또는 폭등할 수 밖에 없는 문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엔 환
율의 경우가 그 대표적 예다.


지난 3일 원.엔(100엔) 환율은 마침내 9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770원대까지 주
저 앉았다. 작년 말 이후 원.엔 환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은 엔화가 달러에 대해 지
속적으로 약세이기 때문이다. 원.엔 환율의 급락은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그러나 원.엔 시장을 통해 두 통화의 집적 거래가 활성화되면 환율이 '한 다리
건너' 결정될 때 보다 실제 시장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고 변동폭도 축소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유동성 부족 해결이 관건


원.엔 시장은 이미 1996년 10월 도입돼 운용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은행간 장
내 원.엔 시장은 유동성 부족으로 3개월여 만인 이듬해 1월 이후 거래가 중단됐다.


은행과 고객 사이의 원.엔 거래 규모가 많지 않고 시장구조상 투기적 거래도 부
진, 시장 형성 자체에 실패한 것이다. 당시 원.엔 시장의 거래량은 원.달러 시장의
0.3% 수준에 불과했다.


문제는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원.엔 직접 거래 수요가 충분치 않아 상황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역거래에서 엔화 결제 비율이 10%를 밑도는데다 엔화 차입이나 엔화 펀딩 등
금융 부문의 엔화 관련 거래도 미미한 수준이다.


재경부 관계자도 "97년 당시 보다 원.엔 시장 개설 환경이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특히 주요 시장 참여자인 은행들이 '원.엔 거래 수요가 거의 없어 관
련 인원을 충원해 영업에 들어가도 인건비조차 못 건진다'며 여전히 회의적 입장"이
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재경부는 현실적으로 당장 개설이 어렵더라도 일단 올해 초 은행권과 한
국은행, 외환시장운영협의회 등과 구체적으로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협의해 도입 가
능성을 점검할 계획이다.


원.엔 시장의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는 유동성공급자(LP) 제도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엔화 등 달러 이외의 통화의 결제 비중을
키우는 일이 시급한 과제다.


표한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원.엔 시장의 유동성이 충분해
질 때까지 몇 개 외국환은행을 유동성공급자(LP)로 지정, 의무적으로 외환중개사에
상시 매입 또는 매도 주문을 내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장기적으로 원.엔 시장의 유동성을 확충하려면 무엇보다 달러 이
외의 엔화, 위안화 결제 비율을 높여야한다"며 "일본.중국 등과의 교역에서 결제대
금을 달러가 아닌 원.엔.위안화 등 지역통화로 지불하는 방안을 적극 협의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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