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개 집창촌 업주 대표로 구성된 `한터전국연합'의 강현준(54)사무국 대표는 "집창촌은 성매매특별법 때문에 더 이상 장사를 할 수 없어 재개발을 한다면 손을 털기로 상당수 업주들이 뜻을 모았다"고 2일 밝혔다.
강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요즘 집창촌에 오는 사람은 돈
이 없어서 안마시술소나 마사지업소에 못가고 `잡아갈테면 잡아가라'는 경우"라며 "
업주들은 눈치보면서 장사할 바에야 적절한 보상금과 이사비용을 받아 문을 닫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지역 5개 집창촌 7만3천여평에 아파트나 백화점 같은 게 들어서면 주
변지역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도 엄청날 것"이라며 "이미 업주 200명으로부터 재개발
에 적극 협조하고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서명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집창촌이 문을 닫으면 많은 여성이 일자리를 잃을텐데 여성가족부의
성매매여성 자활정책은 규제가 많아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우리는 재개발을 할
때까지 2∼3년 동안 여종업원이 벌어들인 수익의 10%를 퇴직금으로 내놓을 계획"이
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 대표와 일문일답.
--최근 집창촌 현황은.
▲ 2004년 9월23일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뒤 손님이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은
물론 업소의 3분의 1 이상이 문을 닫았다. 손님을 마사지업소, 안마업소, 휴게텔에
빼앗긴 것도 모자라 여종업원들이 고의로 선불금을 떼어 먹은 액수가 엄청나다. 경
찰차가 시도 때도 없이 지나다녀 장사를 할 수가 없다.
--재개발을 한다면 원하는 것은.
▲ 집창촌 부지의 3분의 1은 업주가 소유하고, 나머지는 업주들이 세를 얻은 것
으로 파악됐다. 실제 토지와 건물을 소유한 업주는 합리적인 보상금을, 세를 얻어
장사하던 업주들은 영업이익을 포기하는 대가와 이사비용 정도를 원한다.
--보상금 문제로 마찰이 크지 않을까.
▲ 상당히 예민한 문제인데 그래서 `한터전국연합'이 나섰다. 서울만 해도 미아
리, 청량리, 용산 땅값이 각기 다를텐데 업주들이 우왕좌왕 할 게 아니라 적절한 선
에서 해결하도록 연합에서 나설 것이다.
--업주들이 얼마나 동의했나.
▲ 한터전국연합에는 서울 5개 지역 집창촌 대표와 지방의 6개 지역 대표가 포
함돼 있다. 작년 추석 이후부터 업주들의 의견을 모으는 활동에 나서 지난달 서울
지역 집창촌 600개 업소 중 200곳의 동의서를 받았다.
--성매매여성에 대한 대책은.
▲ 자활대책이 없으면 집창촌에서 나간 여성이 해외로, 음성적인 업소로 모조리
흡수된다. 우리는 재개발을 한다면 2∼3년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여종업원이
벌어들이는 화대의 10%를 업주의 몫에서 떼어 퇴직금으로 적립해 줄 생각이다.여성
가족부도 현행 자활금 지급 기준을 낮춰야 한다.
--연합에서 신경쓰는 다른 사업은.
▲ 해외로 나간 성매매여성을 불러들여 체계적으로 지원, 관리하는 게 시급하다.
성매매특별법이 생기니까 외국으로 몰려나갔는데 이들이 돌아오면 질병관리나 생활
지원 등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갈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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