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의 이수훈(李洙勳)위원장은 2일 "여건이 조성되고 남북이 서로 주고 받을 것이 분명해지면 남북 정상회담은 성사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 올 상
반기 중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다고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외적인 `성사 조건'과 관련, 국제적으로는 "북핵폐기를 위한 초기
이행단계가 마련된다면 북미간의 적대관계가 해소된다.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우리를 바라보는 눈도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고, 국내적으로는 "대선
의 해인 만큼 국민께서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하는구나' 하는 오해와 의혹이 들지
않도록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핵문제에 대해 그는 "북한도 그렇고 미국이 특히 큰 그림을 내놨기 때문에 협
상이 잘 진행되면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의외의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기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문제 `돌파구'를 북한의 ▲핵폐기를 위한 초기조치 ▲핵시설 가동중단
▲사찰 수용 등 사실상 북한의 `선(先)조치'에 해당하는 3가지를 거론한 뒤 "그렇게
되면 미국은 경제적 지원 뿐 아니라 관계정상화까지 간다는 것으로, 그렇게 가면 남
북관계에도 큰 파장이 오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선 조치로 북핵문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될
경우 북미 관계정상화 뿐 아니라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
다는 의미로, 제2차 남북 정상회담 역시 북핵문제 해결이 가시화되어야 가능함을 시
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지금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며 송민순(
宋旻淳) 외교장관의 잇따른 일본, 미국 방문과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千
英宇)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의 워싱턴 방문을 그 실례로 들었다.
그는 6자회담 재개 일정과 관련, "우리는 2월 말까지는 열었으면 좋겠다는 목표
를 갖고 있다"며 "(휴회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모멘텀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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