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치러지는 정해년 새해를 맞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 건(高 建) 전 총리, 시민.사회세력을 아우르는 범여권의 통합신당 추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물밑 기초작업에 주력해온 여권내 제 정파들이 각자의 새판짜기 구
상을 구체화하는 수순에 돌입하면서 범여권 통합의 주역임을 자처해온 우리당과 민
주당, 고 전총리 3자간에 신당논의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물밑 경쟁이 가열될 조짐
도 보이고 있다.
범여권 통합론의 중심고리 격인 고 전총리는 여권 및 정치권 외부인사들과 접촉
을 강화하며 내년 3∼4월 `국민통합신당'을 출범하기 위한 외연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 전 총리는 30일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우리당 정대철(鄭大哲) 고문, 민주당
신중식(申仲植) 의원 및 법조계 인사들과 만찬회동을 갖고 정치권 외부 후보군과의
접촉에 적극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고 전 총리는 특히 범여권 대권 예비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鄭雲燦) 전
서울대 총장, 박원순(朴元淳) 변호사와도 직접 만나 국민통합신당에 참여하는 문제
를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총리는 또 문국현(文國現) 유한킴벌리 사장, 최 열(崔冽) 환경재단 대표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은 2.14 전당대회 때까지 당 진로와 지도체제 정비에 주력하고 이후 외부
인사 영입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물밑으로는 외부 후보군을 상대로 다각도의 접촉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근태(金槿泰) 의장을 비롯해 정동영(鄭東泳)계와 재야파에 속하는
핵심 인사들, 친노직계 의원 일부가 최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잇따라 만난 것
으로 알고 있다고 정치권 관계자가 전했다. 또 재야파 일부 의원들도 박원순 변호사
및 문국현 사장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21' 등 우리당내 통합신당파 4개 모임은 1월 중순 범여권의 제세력이 참여
하는 `대통합 토론회'를 갖고 통합신당 추진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희망21 소속 양형일(梁亨一)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특정인 중심의
신당이라기 보다는 국민들이 공감하는 새로운 명분과 가치에 따라 제 정치세력들이
모이는 통합신당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토론회를 통해 본격적인 분위기 조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개최를 포함한 내부 체제정비를 마무리한 뒤 중도개혁노선에
기반한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개별의원들을 중심으
로 외부 후보군과의 물밑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효석(金孝錫) 원내대표는 이르면 금주중 정운찬 전 총장과 회동,
범여권 통합신당 문제를 숙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동영(鄭東泳).김근태(金槿泰) 중심의 신당은 안되고 고전총리 중심의
신당도 안된다"며 "기존 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에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빅
텐트'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식 최인기(崔仁基) 이낙연(李洛淵) 김종인(金鍾仁) 의원 등 민주당내 친(親)
고건 성향 의원들은 최근 고 전총리와 수차례 회동해 통합신당 문제를 논의한 것으
로 알려졌다.
범여권 통합에 적극적인 추미애(秋美愛) 전 민주당 의원은 새해 첫날인 1일 자
신의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지지자 200여명과 함께 회합을 갖고 통합신당론을 적극
설파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의원은 지난 28일 우리당과 민주당 소속 17대 현역의원 전원과 16대 전직
의원들에게 `민주세력의 통합'을 촉구하는 내용의 신년서한을 보내 범여권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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