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과학자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코뿔소가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 원인을 밝혀냄으로써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구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낳고 있다고 뉴질랜드 일간지가 29일 보도했다.
뉴질랜드 헤럴드는 웰링턴의 빅토리아대 생물학자인 웨인 링클레이터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이 희귀종인 검은 코뿔소 암컷의 혈당 수치가 수컷들만 과도하게 태어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이론을 검증해냈다면서 그같이 밝혔다.
신문은 링클레이터 박사가 일찍이 카이마나와 야생마를 연구할 때 그 같은 이론을 정립했었다면서 이 이론은 불균형을 이룰 정도로 암컷 보다 수컷이 많이 태어나고 있는 카카포 새 등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링클레이터 박사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링클레이터 박사는 얼룩말, 고릴라, 기린 등 대부분의 동물들의 경우, 우리에 갇힌 상태에서는 압도적으로 수컷들이 많이 태어난다며 일부 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은 종족을 번식시켜줄 암컷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은 코뿔소들이 우리에 갇힌 상태에서 낳는 새끼는 71% 정도가 수컷이라며 검은 코뿔소들을 새로운 보호구역으로 옮겨놓은 후에도 수컷들이 더 많이 태어났다고 밝혔다.
검은 코뿔소는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 지역에 3천150마리 정도가 야생상태에서 살고 있고, 사람들의 보호아래서 살고 있는 코뿔소는 전 세계적으로 250마리가 있다.
사람들의 보호 아래 있는 코뿔소들은 성비의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10년에서 15년 뒤에는 멸종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링클레이터 박사는 동물원이나 보호구역 속에 옮겨다 놓은 코뿔소들은 글루코오스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새끼를 가진 암컷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설탕이 많이 든 먹이를 먹거나 비만일 경우 글루코오스 수치가 높아지면서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데 특히 암컷 태아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온다"고 말했다.
그는 "그로 인해 수컷 새끼들이 더 많이 수태되는 건 아니지만 암컷 새끼들이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아공 넬슨 만델라 대학 연구원이기도 한 링클레이터 박사는 카이마나와 야생마를 연구해 새끼의 성별은 수태 당시 어미의 신체적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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