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생산목표 100%를 달성하지 못하자 연말 성과금을 50% 줄인 100%(통상급 기준)만 지급하기로 결정해 주목되고 있다.
현대차는 1991년 이후 거의 매년 연말 성과금을 지급해 오면서 대부분 생산목표
를 달성하지 못해도 차등 없이 지급해 왔으나 이번에 이런 관례를 탈피했다.
이는 현대차 노사가 지난 8월8일 조인식을 통해 최종 마무리된 2006년 임금협상
에서 생산목표 달성비율에 비례해 성과금을 차등 지급키로 합의한 데 따른 것.
노사는 올해 사업계획 생산 대수 100% 초과시 성과금 150%, 95% 초과시 100%, 9
0% 초과시 50%를 지급한다는 내용에 합의했으며, 90%도 달성하지 못하면 회사는 성
과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었다.
매년 임금 및 단체협상 때마다 생산목표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성과금을 지급하
던 관례에서 벗어나 말 그대로 "성과를 낸 만큼 주겠다"는 뜻이었다.
그 만큼 임금협상 당시 회사가 제시했던 성과금 차등 지급안은 주위의 관심을
모았다.
현대차가 연초 밝힌 2006년 사업계획은 176만7천대(내수 63만대.수출 113만7천
대) 규모였지만 지난 여름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조가 장기간 파업을 하면서 빚어진
생산차질을 감안, 하반기 들어 내부적으로 164만7천대로 사업계획 규모를 12만대
(6.8%) 축소, 수정했다.
그러나 현대차의 올해 생산 대수는 162만여대로 수정한 사업계획에 대비해 2%
모자란 98%의 달성률을 보여 회사는 95% 초과시 100% 지급한다는 합의에 따라 성
과금 100%만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현대차가 경영성과에 연동해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성과금 지급안을 마련한
데 이어 실제로 그 원칙을 지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대차가 올해 사업계획 생산 대수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올 들어 12차례 벌어
진 정치파업이 주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 한해 노조의 파업으로 사상최대인 모두 11만5천여대의 생산차질 대수를 기록
했고 비정규직 법안통과 반대나 한미 FTA 반대 등을 위한 정치파업만으로 2만1천여
대에 3천억원 가량의 생산차질을 빚은 것으로 회사 측은 집계했다.
특히 휴일 특근 등을 통해 생산차질 만회에 나서야 했으나 11월과 12월에만 노
조의 정치파업이 8차례나 집중되기도 했다.
현대차 윤여철 사장은 이번 성과금 차등지급과 관련해 사장 명의의 소식지를 내
고 "생산목표는 경영층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목표이며, 파업손실 역시
전 직원이 함께 책임져야 할 몫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생존을
걱정해야 될 상황까지 이른 심각한 회사사정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파업으로 인한 임금손실분이 성과금 지급을 통해 보상돼 온
측면이 없지 않았다고 지적해 왔다.
하지만 현대차가 이번에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금 차등지급 원칙을 계속 지켜간
다면 노조도 앞으로 임단협 및 정치파업 등에 대한 적잖은 부담감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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