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애용했고 이제는 미국 정치계의 '샛별'로 떠오른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이 매주 머리를 다듬기 위해 찾는 시카고의 한 유서깊은 이발소가 건물주가 바뀌는 바람에 이사를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 지역 흑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 온 '하이드 파크 이발소'는 문을 연 지 80년이나 되는데 이사를 해야 할 처지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주민 모두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발소 주인이 이익만 추구하는 부동산 개발업자에 맞서 싸운다는 영화 '이발소'의 내용과 달리 이번에 건물을 매물로 내놓은 시카고대학은 이 유서깊은 이발소가 현재 자리에 불과 몇 블록밖에 떨어지지 않은 새 보금자리로 이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시카고대학은 이발소가 입주해 있는 건물을 230만 달러에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팔기로 했으며 새 건물주는 상점과 식당 등에 점포를 임대할 계획이다.
1960년대 초반까지 '하이드 파크 이발소' 미용사와 손님 대부분은 백인이었는데 1965년 흑인인 르로이 케인이 이발소를 인수한 뒤 흑인 손님들이 몰려들었고 그 때부터 이 지역 흑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한편 현재 이발소 주인인 압둘 카림 샤키르는 "오바마 상원의원은 외국을 방문할 때가 아니면 1주일에 한 차례씩 머리를 다듬기 위해 들르는 것을 빼먹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시카고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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