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의 일부 식당들이 새해 맞이 특별 메뉴로 '불법'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카고 언론들은 시 전역에서 프랑스 요리의 고급 식자재인 푸아그라 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조례에도 불구하고 시내 일부 식당들이 "푸아그라 없이는 새해맞이 느낌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며 특별 메뉴에 푸아그라를 포함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섣달 그믐날의 특별메뉴로 두가지 푸아그라 요리를 준비하고 있는 지아코 레스토랑의 주방장 프레드 라모스는 "시 조례에 도전하거나 말썽을 일으키려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새해 특별메뉴를 원하는 고객들을 외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푸아그라 판매 금지 조례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한 고급 식당의 주방장 겸 주인은 "각 식당의 요리사들은 푸아그라를 푸아그라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호텔 주방장은 "내게 푸아그라는 식재료일뿐 그 이상 어떤 의미도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식당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시 공공보건국은 "주방장들은 모두 조례 내용을 인식하고 있다"며 위반 식당들에게는 1차로 경고장을 발송한 뒤 재차 위반시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고 시의회는 비인도적인 동물 학대라는 점을 들어 지난 4월 미국내에서 최초로 푸아그라 판매 금지를 승인했고, 8월말부터 시행에 들어가 위반 업소에 대해서는 250~500달러까지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으나 적극적인 단속은 실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푸아그라 판매금지 조례 시행 이후 일리노이주 식당연합은 쿡카운티 순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은 "시카고 시 역사상 가장 멍청한 법"이라며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도 "지나친 규제"라며 비판했으나 동물 애호그룹과 종교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한 찬성파는 "비인도적인 행위를 막으려는 조례를 왜 바꾸려고 하는가"라며 강하게 반발, 찬반 논란이 이어져왔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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