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가 7월 1일부터 실시된 스크린쿼터 축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지속, 올해 가장 많은 영화가 제작되는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WSJ는 6개월 전 한국 정부가 국산 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해야 하는 일수인 스
크린쿼터를 147일에서 73일로 축소하자 영화 제작자와 배우들은 할리우드 영화
가 자신들을 몰아낼 것으로 우려했지만 올해 개봉된 한국 영화는 작년의 87편보
다 많은 110편에 달하는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많은 영화 제작자들과 배우들은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에 반발했고 일부는 한국
의 문화와 창조성에 악영향이 미칠 것을 걱정했으나, 올해 한국영화 제작자들은
관객을 끌어모으는데 전혀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WSJ는 평가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100편의 국산 영화가 개봉됐고 박스오
피스 점유율도 지난해의 59%에서 70%로 높아졌다.
올해 관객 동원 상위 10편의 영화 중 7편이 '괴물'(The Host)을 비롯한 한국 영
화였고, 특히 8월에 개봉된 '괴물'의 경우 1천3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워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이 관람한 셈이라고 WSJ는 소개했다.
한국 영화의 점유율은 10월에는 83%에 달해 월간 기준으로 역대 두번째로 높았
으나 11월에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디파티드' 등 2편의 미국 영화가 흥행
에 성공하면서 48%로 떨어졌다.
그러나 영화 제작자들은 한번에 너무 많은 국산 영화가 쏟아져 나와 상영 일수
를 짧게 만드는 점을 우려하고 있고, 내년에는 개봉될 국산 영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싸이더스FNH의 윤상오 이사는 "영화가 너무 많고, 장기간 상영되지 못하기 때문
에 제작 편수가 자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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