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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의 우리 나라 경제성장률을 4.4%로 전망했다. 올해의 성장률로 예상되는 5.0%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수치다. 그나마 KDI가 지난 10월에 내놓았던 4.3%보다는 조금 나아진게 위안거리이지만 우리가 잘 해서라기보다는 국제 유가안정과 세계 경제 급락우려 완화 등 대외 요인 덕분이라 는 분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KDI의 전망이 보수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내년 에도 경제 전망이 썩 밝지 않다는 게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한 고위 정책 당국자들은 "내년의 경제 운용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예상을 공공연히 내놓고 있다.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의 전망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잘 해야 4%대 초중반이고 심지어 3%대를 예측하는 곳도 있을 정도다. 올해의 5% 성장조차도 미심쩍어 하는 국민이 적지 않을 게다. 물가에 부담을 주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최대의 능력을 가리키는 잠재성장률은 현재 4%대 후반이라는 게 정설이므로 5%는 상당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그런 성장의 열매가 피부에 와 닿아야 하는데 나아지기는커녕 되레 전보다도 못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대부분이지 않은가. 성장률이 올라가도 시원하지 않을 판에 내년에는 더 떨어진다니 국민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그렇지 않아도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 속에 부(富)와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터에 경제가 더 나빠진다면 중산층이 무너지고 서민들의 삶은 더욱 궁핍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죽을 힘 다해 간신히 선진국 문턱까지 도달한 우리 경제가 다시 이류국가로 곤두박질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렇다면 뭔가 대책을 찾아 봐야 한다.

 

우리 경제가 어려워진 이유가 소비와 설비투자 부진 때문이라는 데에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대부분 일치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고용이 불안하니 지갑을 열지 않고 기업인들은 온갖 규제에 발이 묶인 데다 정책 마저 일관성이 없으니 수출해 번 돈을 쌓아 놓기만 할 뿐 좀처럼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런 진단에 동의한다면 해답은 이미 나와 있는 셈이다. 우선 규제를 풀고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일부터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기 업가정신을 북돋우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일자리를 늘리지 않고는 성장이든, 양극화 해소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부동산 이외에는 손을 놓고 있는 인상이다.

 

마치 부동산만 잡으면 모든 게 잘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정치권은 또 어떤가. 어떻게든 경제를 살리려는 `염불'에는 맘이 없고 벌써부터 대선이라는 `잿 밥'에만 온통 정신이 팔려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 모양이니 국민은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는지 암담하기만 하다. 무릇 정치란 백성이 마음 편히 살게 하자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백성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제라도 만사를 제치고 민생 경제 챙기기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저력이 있는 민족이다. 해답이 이미 다 나와 있는 문제도 풀지 못한대서야 말 이 안 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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