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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영화 시대부터 아코디언(손풍금)을 연주해온 103세의 아서 테틀리는 요즘도 매일 1시간씩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19일 일간지 밴쿠버 선은 밴쿠버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1세기 넘게 살아온 캐나다 최고령 아코디언 연주가 테틀리의 라이프 스토리를 소개했다.


그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녹슬지 않은 연주솜씨부터 들려주었다.


레파토리는 '고요한 밤' '에델바이스' '하와이언 웨딩송' 등 친속한 곡들이었다.


노령임에도 매일 1시간씩 연주하는 이유를 그는 "눈이 침침해져 더이상 악보를
읽기 어려워서 이제 악보를 다 외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아코디언이란 악기를 처음 본 것은 1920년대 무성영화에서였다. 영화 중간
휴식시간에 한 연주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연주하는 모습을 본 그는 자석에 빨려들
듯 아코디언에 매료됐다.


그는 당시 부친의 대를 이어 재봉사 일을 배우고 있었으나 아코디언을 잡자마자
이것을 일생의 업으로 삼겠다고 마음먹었다. 1920년대말 시작된 대공황은 그가 재

봉일을 떠날 수 있는 좋은 핑계가 되었다.


그는 7인조 밴드에 들어가 밴쿠버 다운타운의 한 볼룸에서 직업 연주가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그는 "당시엔 아코디언이란 악기가 귀했고 연주자도 2~3명에 불과

해 일거리가 많고 벌이도 좋았다"고 회고했다. 그렇게 음악 속에서 70여년을 살았다.


첫날 급료는 15 달러, 마지막날 급료는 150달러였다고 한다. 직업 연주자로서
마지막 연주은 88세때인 15년전 재향군인회 연회에서였다.


물론 그 뒤로도 자선공연 등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그는 아코디언 끈을 어깨에
멨다. 지난해 8월에는 캐나다 시각장애인협회가 주최한 연주회에서 노익장을 과시해
온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테틀리는 매일 산책을 하고 1주일에 한번씩 댄스 클럽에 나가며 건강을 유지하
고 있다. 식사는 혼자 야채를 조리해 먹고 아파트 관리인이 가끔씩 갖다주는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도 즐겨먹는다.


그는 장수의 비결을 부친과 모친이 모두 98세까지 살았다는 유전적 요인과 자신
이 30세까지 여자를 전혀 몰랐으며 항상 즐겁게 살았다는 점을 들었다.


그와 함께 일했던 악단원과 관객, 친지 등 동시대인들은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다.

 

43년간 함께 살았던 두번째 부인 헬렌도 3년전 92세의 나이로 그를 떠났다.


"그들이 그립다"고 말하는 노연주가의 무릎 위에서 아코디언 자락이 슬며시 벌어

지면서 구슬픈 소리를 냈다.

 

 

(밴쿠버=연합뉴스) 오룡 통신원
or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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