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관련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국회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홍 지사가 “내가 친박(박근혜계)이라면 이런 식으로 핍박했겠느냐. 내용을 아는 사람들이 야당과 합작해 날 이렇게 핍박하니 씁쓸하고 어이없다”며 반발했다.
국회 공공의료 정상화를 위한 국정조사(국조)특위가 9일 경남도 보고에 나오지 않은 홍 지사에게 강제출석을 의미하는 동행명령을 내리자, “동행명령에 거부할 것”이라며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홍 지사는 10에는 증인 동행명령이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지사의 발언은 야당은 물론 여당 소속 위원들까지 만장일치로 자신을 겨냥해 동행명령을 의결한 데 대해 섭섭함과 분노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에서 자신이 친박이 아닌 친이(친이명박)계여서 보호받지 못한다고 여긴 것이다.
홍 지사는 지난달 21일에는 '어려울 때 힘을 합쳐 헤쳐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홀로 투쟁하는 개인사건으로 미루고 뒤에서 나 홀로 살겠다고 비겁하게 총질하고 그것이 반대진영과 다른 보수정당의 특성이었다. 지금 상황도 다르지 않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하지만 홍 지사야말로 당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개인플레이에만 치중해오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해서도 노조와 고질적 적자 문제도 먼저 여론을 수렴하고 당과 머리를 맞대 합리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보다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다가 문제를 더욱 키웠다는 비판이다.
당과 여론의 반대에도 불도저식으로 나가다가 국정조사로 사면초가에 몰리자 뒤늦게 당을 원망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홍 의원이 자신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친이·친박’이란 당의 민감한 계파 문제를 끌어들이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지적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이와 관련해 홍 지사를 비판하는 네티즌 댓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10일 오전 주요뉴스 등에 올라온 <홍준표 "내가 '친박'이면 이렇게 핍박할까"> 기사에 달린 1700여 개의 댓글 가운데 홍 지사의 궁색한 ‘네탓’을 지적하는 글들이 많다.
아이디 ‘jung****’는 “친이계로 얼마 전까지 지 맘대로 해놓고 멀 이제 와서 추접하게 그러는지”라고 비판했고, ‘kobo****’는 “여기서 친박이 왜 나오나? 진주의료원 때문에 국조를 한다는데 하여튼 핑계는”이라고 적었다. ‘st_l****’는 “이명박 집권 시절 동안 홍준표 나오는 기사가 한나라당에 (플러스)+인적이 몇 번이나 있었나?”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quf9****’를 쓰는 네티즌은 “준표씨 당신말야 쫌 세게나가서 역시 줏대가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더만. 겨우 한다는 소리가 친박 타령이냐? 자신의 소신에 맞게 대차게 끌고 나가면 비록 당신에게 어떤 정치적인 위해가 있더라도 국민에겐 멋있게 보일텐데 당신이란 사람의 정치적 한계가 여기까지인 모양”이라고 안타까워했다.
‘phil****’는 “노조 탓에서 이제는 친박 탓하네. 갈 때까지 가는구나”라고 했고, 반면 아이디 ‘nact****’는 “준표 외롭게 싸우는 거 국민들이 다 보고 있다. 걱정 말고 밀어부쳐라. 친이친박 논쟁거리 만드는 건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격려했다.
홍 지사는 지난 2011년 7·4 전당대회에서 친박계와 소장파 등 당내 비주류 지원을 받아 당 대표에 당선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친이계 정치공작설’을 제기해 역으로 친박계를 자극하는 등 친박계를 향한 ‘구애 마케팅’으로 친박계 지원을 최대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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