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16일로 예정됐던 MBC 이사 선임을 연기했다. 지난 10일 열린 임시 이사회가 확정한 임원 인사방식에 대해 여당 추천 이사들이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문진은 이날 이사회에서 4시간가량 논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문제는 10일 임시 이사회에서 확정한 이사 추천방식과 일정이 방문진 이사 전체의 뜻에 따른 것이 아니라 야당 추천 이사들과 일부 여당 추천 이사들만의 뜻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이다.
김문환 이사장은 당초 10일 임시 이사회 소집 취소를 통보했었다. 김 이사장의 결정에 따라 오전 12시경 방문진 사무처로부터 연락을 받은 김광동·차기환·박천일 이사 등 3인은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용철·김충일 등 여권이사 2인을 포함한 이사 5인은 김 이사장이 이사회 취소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이사회 개최를 요구했고 이에 여권 이사 3명을 배제한 채 '5인 이내 추천안'을 확정 지었다.
이사회가 끝난 후 차기환 이사는 “사무처장으로부터 10일 이사회가 취소된다는 통보를 받았고 재소집한다는 통보는 받지 못했다”며 "일부 이사들에게 재소집이 통보되지 않았던 10일 이사회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으며 이날 논의됐던 것들 역시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광동 이사도 "오늘 이사회는 MBC 임원 선임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10일 이사회의 적절성 여부와 법적 효력 등을 두고 이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이 추천할 수 있는 MBC 이사 수와 관련해서도 논쟁이 있었다"며 "21일에 다시 논의될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김종국 신임 MBC 사장은 이날 추천이사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이사 선임이 늦어지고 있어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MBC 시청률을 봐라. 다들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며 일축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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