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7일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안을 마무리 짓고 박근혜 비대위 체제로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임전국위원회의를 열고 박 비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50명(재적 76명)의 만장일치로 당내 인사 4명과 외부 인사 6명으로 구성된 비대위원 인선안을 의결했다.
이날 발표된 비대위 외부인사로는 이준석(26) 클라세스튜디오 대표와 김종인(71) 전 청와대 경제수석, 조동성(62)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상돈(60) 중앙대 법학과 교수, 이양희(55)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현정(54) 비트컴퓨터 회장 등 6명이다. 당 내에서는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주광덕, 김세연 의원이 비대위에 참여하게 된다.
박 위원장은 이날 임명안이 의결된 비대위원들에 대해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시고 전문성과 신망을 열망을 현장에서 실천해 온 분들”이라고 소개했다.
황영철 대변인은 상임위 비공개 회의 내용 브리핑을 통해 박 위원장이 안건 상정과 제안 설명에서 “이번 비대위 구성은 당 쇄신과 변화의 첫걸음”이라며 “국민 기대 당원 열망 잘 알기에 그동안 좋은 분들을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의 비대위 명단은 한나라당의 쇄신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라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끌었다. 그런 점에서 김종인, 이상돈 등 MB정부 비판에 앞장 서 온 반MB 인사들로 채워진 비대위 구성은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에 중점을 둔 인사구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비대위는 내년 4월 총선 및 12월 대선을 위한 정책과 공약의 밑그림을 그리고 총선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통해 정치권 물갈이에도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편에선, 박근혜 비대위 체제가 당 쇄신보다는 친정체제 강화의 의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폴리뷰 박한명 편집장은 “한나라당 쇄신이라는 것은 친이계뿐 아니라 친박계의 쇄신도 포함하고 있는데, 비대위 명단을 보면 친이계 쇄신 목적은 뚜렷한 반면 친박계는 어떻게 쇄신하고 희생하겠다는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며 “특히 박 위원장은 얼마 전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과 개혁을 하겠다’고 했는데, 박 위원장이 자신을 포함한 친박계에 대한 쇄신 문제를 분명히 하지 않고 간다면 박근혜 비대위는 한쪽의 반발을 부르는 반쪽 쇄신에 그칠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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