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폴리틱스워치 (정치/사회)


배너

광양시 아트서커스 공연 예산은 '고무줄 예산'?

50억->80억->90억원 고무줄 증액

경제학을 조금만 공부한 사람이라면 수요-공급의 원리를 알 것이고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가격이 형성된다는 점 역시 공무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아는 상식일 것이다.

그리고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도 알 것이고, 거꾸로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도 다 아는 기초적인 경제 상식이다.

이런 상식 얘기를 글머리에 쓴 이유는 그런 기초적인 상식조차도 이해 못한 공무원들이 아직도 있기 때문이다.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그런 기초경제 상식이야 알겠지만, 그게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응용되고 있는지, 아직까지 모르는 공무원들이 있어서 한 얘기이다.

전남 광양시가 내년 여수엑스포 관람차 광양만권에 오는 외부 관광객을 상대로 서커스 공연을 유치하겠다고 나선지가 벌써 6개월이 되간다.

느닷없이 서커스 공연을 유치하겠다는 '저급한 발상'도 문제지만, 서커스 공연를 할 수 있는 공연기획사에 대한 기본적인 수요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이제와서 '우왕좌왕' 하는 꼴을 보자니, 이게 '제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평소 광양시 현안을 비교적 꿰뚫고 있는 <노컷뉴스> 高 기자의 보도내용을 보자면, 광양시가 추진하는 서커스 공연을 놓고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커스 공연 관련 기획사가 몇 곳이 있는지, 또한 광양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공연조건을 갖춘 공연기획사가 과연 몇 군데나 되는지에 대한 사전 시장조사가 전혀 없었다는 정황이 여실히 드러났다.

당초 광양시는 동춘서커스단 참여를 염두에 두고 서커스 공연을 추진했다고 한다. 당시 공연 대행사인 동춘 서커스단과 광양시는 지난 6월 협약 당시 52억 원(시비 10억 원ㆍ국비 5억 원ㆍ동춘 서커스단 선부담 37억 원은 입장료 수입으로 대체)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시는 10억원을 부담하고 국비 5억원만 어떻게 확보하면 나머지는 업체가 부담해 행사를 치를 것이다는 판단에서 이 행사를 추진했다고 한다. 그런데 동춘 서커스가 자금부담을 느껴 발을 뺀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광양시가 다른 공연기획사를 찾았지만 광양시가 제시한 조건에 부응하는 업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입찰에 응할 업체가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광양시가 제시한 입찰조건에 만족시킬 업체가 국내에 과연 몇 곳이 되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수요조차도 하지 않고 공연기획을 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다.

공연을 하겠다고 나선 업체가 없다보니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국민들의 세금을 그 만큼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광양시가 제시한 그 조건에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인지, 그나마 마지막에 등장한 한 업체가 지난 14일 "90억원 정도 소요되니 할테면 하고 말테면 말아라" 식의 베짱영업을 해도 이제는 할 말이 없게 됐다.

광양시 공연 추진위는 서커스 예산으로 국ㆍ도ㆍ시비 30억 원에 협찬금 30억 원을 합하는 등 모두 80억 원으로 잡았다. 그런데 14일 업체와의 사업설명회에선 80억이 아니라 90억원이 필요하다고 한 모양이다.결국 서커스 예산이 수 개월 만에 52억에서 80억, 80억에서 이제는 90억 원을 '호가'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

광양시가 당초 50억원선에서 행사공연을 맞출려고 했던 계획은 이젠 완전히 빗나갔다. 광양시가 제시한 금액이나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답은 한 가지다. 좋든 싫든 공연을 하겠다는 업체 입 맛에 맞춰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이런 상황이라면, 광양시는 결국 업체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그나마 그 업체도 지난 4일까지 긴급 재입찰 공고에 응하지 않다가 일주일도 채 안 된 10일 사업계획서를 내고 하루 만인 11일 대행사로 선정돼, 이른바 '부실선정' 논란이 예상되지만 그 나마도 어쩔수 없다. 다른 곳이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나마 공연하겠다고 나선 이 업체의 눈치를 받들어 상전모시듯 잘 모셔야 한다.

평소 광양시 사업예산은 '고무줄 예산' 이란 풍문이 이번 일을 보니, 사실인 듯 싶다.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