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에서 보수세력의 상영 중지 외압 및 야스쿠니(靖國)신사측의 신사 등장 장면 삭제 요구 등으로 논란을 빚어온 영화 '야스쿠니(YASUKUNI)'와 관련, 배급사인 아르고 픽처스측이 내용을 변경하지 않고 상영하는 쪽으로 방침을 굳혔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배급사측은 최근 "원래대로 상영하기 위해 신사측과 화해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배급사측은 신사측이 요청한 삭제여부 회답 기일인 26일까지 정식으로 이런 내용을 통보할 방침이다.
아르고 픽처스측은 삭제가 불가능한 이유로 "신사측의 이야기일 뿐 법원측으로부터 야스쿠니신사 등장 장면을 삭제하라는 법적인 결정이 내려진 바 없다"고 밝혔다.
야스쿠니측은 "정식 회답이 없는 만큼 현 단계에서는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산케이측에 답했다.
현재 영화 야스쿠니 상영을 결정한 곳은 전국 23개관이다. 도쿄 시부야의 시네 어뮤즈가 5월3일 개봉하는 것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오사카(大阪), 교토(京都) 등지에서 상영에 들어간다. 8개관은 아직 공개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
중국 영화 감독 리잉(李纓)이 만든 이 영화는 군대용 칼인 '야스쿠니도(靖國刀)'를 만들어온 도장(칼공예 장인)의 전쟁과 신사를 둘러싼 복잡한 생각을 축으로 전개된다.
영화에는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당시 군복 차림으로 도열해 참배하는 남성들의 모습, 또 성조기를 흔들며 고이즈미 전 총리를 환영하는 미국인의 모습에 대한 참배객들의 반응 등이 나오면서 자민당 등 일부 극우세력들을 중심으로 '반일 영화'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어 당초 이 영화를 상영키로 했던 일부 극장들이 지난달 말 돌연 상영 계획을 취소하면서 정치권의 개입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주인공격인 도장이 자신의 출연 장면 삭제를 요구하고 야스쿠니신사측도 신사 모습을 영화에서 빼달라고 요구한데 대해 리잉 감독이 '외압설'을 제기하며 논란이 증폭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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