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18일 개막하는 6자회담 제5차 2단계회의에서 9.19 공동성명에 담긴 각 이슈들을 개별적으로 협의하는 `실무그룹' 구성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워싱턴의 한 고위 외교소식통은 11일 6자회담이 재개되면 주요 현안별로 총 4∼
6개의 실무그룹을 구성해 논의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고
우리 정부 관계자 역시 회담에서 실무그룹 구성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12
일 확인했다.
일본 언론도 이날 미국 정부에 가까운 소식통의 말을 인용, 중국측이 지난달 말
베이징(北京)에서 미국.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와 회담을 갖고 현안별 실무그룹 구성
방안을 제시했으며 미국과 북한도 원칙적인 동의를 했다고 전했다.
중요한 결정은 공식 6자회담을 통해서 하되 9.19 공동성명에 담긴 과업들을 효
율적으로 다루기 위해 각 이슈별 실무그룹을 가동시키자는 것으로, 이미 지난 해 11
월 5차 1단계 회의때 논의에 올려질 단계에서 북한이 금융제재 문제를 제기하면서
흐지부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측 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달 2
0~21일 중국 방문 중 6자회담이 재개되면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비핵화
▲북.미 관계 정상화 ▲대북 에너지 지원 ▲한반도 평화체제 등 이슈별로 4~5개의 실
무그룹을 구성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18일부터 열리는 회담에서 이 실무그룹들이 가동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실
무 그룹의 구성 및 운영방안에 대한 협의는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주된 의제는 조기 핵폐기 이행방안이지만 실무그룹
구성 문제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성 및 운영방안은 각국의 의견을 모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6자회담 틀 안에서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와 에너지 및 경제 지원,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등 이슈별 로 실무그룹이 구성되면 각 그룹은 핵폐기 진전 상황에 맞춰
실질적인 협의를 진행하게 될 전망이다.
이 경우 각 실무그룹별 담당자들은 `베이징 6자회담'이라는 장소와 시간의 틀에
구애받지 않고 정식 회담과 회담의 사이 기간을 이용해 상시 협의를 진행하게 될 것
으로 보인다.
실무그룹 구성 문제와 관련, 당장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것은 BDA의 북한 계좌
동결 해제 문제를 다루게 될 북미간 금융문제 실무그룹이다.
북미간 금융문제 실무그룹 구성은 북.미.중 3국 수석대표들이 6자회담 재개를
결정한 지난 10월31일 베이징 회동에서 합의된 사항이지만 이후 세부적인 운영방안
에 대한 협의는 깊이 있게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6자회담을 계기로 집
중 논의될 것이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그간 BDA 문제해결을 요구하며 회담에 돌아오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북미 금융문제 실무그룹 구성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는 회담 성공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실무그룹을 통해 BDA 문제를 논의.해결키로 했다'는 북한과 `해결을 위해 노력
키로 했다'는 미국 간에는 미묘한 입장 차가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문제 실무
그룹 구성 문제가 순조롭게 풀린다면 BDA 문제의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의제
및 구성원 등을 두고 이견을 빚는다면 모든 참가국들의 `두통거리'가 될 것이 분명
해 보인다.
한편 실무그룹이 구성되더라도 정식 6자회담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당국
자들의 설명이다.
어차피 실무그룹의 논의도 정식 6자회담에서 합의되는 내용에 따라 진행될 것이
며 각 실무그룹 별 논의 진행을 총괄 조율하기 위해서는 각국 회담 수석대표들이 머
리를 맞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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