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승호기자][편집자주] SH공사의 시프트(장기전세주택)가 주택문화의 새 패러다임으로 부각되고 있다. 장기전세제도는 주택의 개념을 소유에서 거주로 바꾸려는 새로운 시도로,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장기전세주택을 3회에 걸쳐 집중 분석하는 ‘주택문화 패러다임 바꾸는 시프트'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시프트, 주택문화 패러다임 바꾼다]]
주택의 개념을 '사는 것'에서 '사는 곳'으로 바꾸기 위한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다. 그 이름은 바로 '시프트(SHift)'. '소유와 투자'의 대상인 집을 '거주'의 개념으로 바꾸겠다는 서울시와 SH공사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제도 도입만으로 당장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시프트'는 부동산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 일으켜 중장기적으로는 집값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주거개념의 새 패러다임 '장기전세'〓 '장기전세'는 서울시와 SH공사가 주택개념을 '사는 것'에서 '사는 곳'으로 전환해 나가기 위해 공급하는 주택이다.
시는 '장기전세주택'의 새 이름을 짓기 위해 지난 3월부터 한달간 시민들을 대상으로 새이름 공모행사를 진행해 왔으며, 시민들이 응모한 200여건과 전문가들이 제안한 600여건의 이름 중에서 '시프트'를 선정했다.
새 이름과 함께 공개된 BI는 SH공사의 'SH'와 물결을 상징하는 타원형으로 구성됐는데, "시와 공사가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새로운 물결을 시작하는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정책의지를 담고 있다.
◇전세아파트 '반값시대'〓 장기전세는 '반값 전세아파트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저소득층 주거'라는 기존의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개발된 '장기전세'는 중산층 및 실수요자에 초점을 맞추어 26평형, 33평형, 45평형 등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됐다. 전세가격은 주변 시세의 50~60% 수준에 불과하다.
장기적으로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해 주택가격을 안정화시키고 저소득층의 주거안정까지 돕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전략인 셈이다.
SH공사가 지난 5월 공급한 송파구 장지지구와 강서구 발산지구의 장기전세는 '반값 전세'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장지10단지(94가구)와 11단지(124가구), 발산 2단지(263가구)의 전세값은 각각 1억545만원과 1억364만원, 808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주변 전세가의 67%와 52% 수준.
SH공사는 장기전세를 중산층과 실수요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특별분양과 일반분양으로 구분했다.
장기전세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거주 무주택 세대주이면서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70%인 241만380원 이하여야 한다. '주택공급에관한규칙'에 따라 개별공시지가 기준 5000만원 이상 토지 소유자나 현재가치가 2200만원 이상의 자동차 소유자는 신청할 수 없다.
우선공급 자격은 노부모부양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중소기업근로자, 3자녀이상 가구, 북한이탈주민, 모·부자가정, 소년소녀가장, 영구임대아파트자중 자격상실자 등이다.
◇20년 장기거주 '저소득층 주거 안정'〓 장기전세의 매력은 저렴한 가격에 최대 20년간 '내집처럼' 살수 있다는 것이다.
최초 입주자가 계속 거주하기를 원해 재계약하는 경우 전세가격은 당초 전세가의 5%이내에서만 인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저소득층 실수요자를 배려한 것이다. 임대기간은 2년 단위로 갱신할 수 있으며, 최장 20년간 주거안정이 보장된다. 또한 퇴거시 즉시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기존의 전세주택이 안고 있었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소했다.
싸고 오랫동안 살수 있는 장기전세는 다른 분양아파트와 동일한 고품질의 아파트로 건설돼 눈길을 끈다. SH공사는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가구 내 거실 발코니를 확장했으며(2.28평), 발코니 샷시는 일괄 시공해 입주 후 개별적으로 설치하던 불편과 입주자의 경제적인 추가부담을 없앴다. 주요 보행자 동선을 필로티로 설계해 원활한 동선 및 개방감을 확보했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했다.
또 분양아파트와 장기전세아파트를 혼합해 배치함으로써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단지내 불협화음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승호기자 simonlee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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