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병근기자]"이젠 '우표왕'이라 불러다오"'채권왕' 빌 그로스가 수집해 온 고전 영국 우표들이 자신이 최고투자책임자(CIO)로 있는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적 우표 전문기관인 스탠리 기본스 그룹은 그로스가 보유한 우표들의 연 평균 수익률이 지난 5년간 13.5%에 달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펀드평가사 모닝스타가 추산한 핌코의 연 평균 수익률은 5.2%에 그쳤다.
그로스가 2000년 200만달러에 매입한 고전 우표들은 이날 뉴욕에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스탠리그룹은 낙찰가로 500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그로스의 우표 고문인 찰스 슈레브는 "이번에 매물로 나온 그로스의 우표 가치가 5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는 경매 수입금을 '국경없는 의사회'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갑부들이 대체 투자수단을 찾아나서면서 우표 같은 수집품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마카오의 카지노 재벌 스탠리 호가 지난달 청나라 강희제의 왕관을 180만달러에 구입한 것이 좋은 예다.
우표도 대체 투자수단의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우표 수집 전문기관인 스탠리 기본스 그룹의 마이클 홀 최고경영자(CEO)에 의하면 연간 우표 거래 시장은 10억달러에 달한다.
홀은 "세상에 하나뿐인 우표처럼 진귀한 품목을 투자수단으로 삼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번 경매에 나올 우표중에는 7년전 대비 몸값이 3배로 뛴 것도 있다"고 말했다.
빌 그로스의 총 재산은 현재 12억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0대에 우표 수집을 시작, 진귀한 우표를 투자 목적으로 수집해 왔다.
그가 소장하고 있는 가장 유명한 우표는 19세기 영국 우표의 대표적 작품의 하나로 알려진 1868년에 발행된 1센트짜리 'Z 그릴'(Z Grill)이다. 이 우표에는 벤자민 프랭클린이 그려져 있다.
이밖에도 1차 세계대전 당시 비행 연습용으로 쓰였던 커티스 JN-4 복엽비행기의 도안이 거꾸로 인쇄된 1918년산 '거꾸로 된 제니(inverted Jenny)' 등을 포함하면 그가 수집한 우표들의 총 가치는 8000만 달러가 넘는다.
김병근기자 bk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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