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퀄컴의 반도체칩이 내장된 신형 휴대전화의 미국내 수입 금지를 결정함에 따라 퀄컴의 반도체 칩을 사용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계열 등 국내 제조업체들의 대미 수출에 어느 정도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철회될 가능성도 있으며 이번 결정이 확정되는 최악의 경우에도 문제가 되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다른 기술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국산 휴대전화의 대미 수출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번 ITC의 결정은 퀄컴이 경쟁사인 브로드컴의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는 것이 그 이유로, 문제가 되는 기술은 3G(세대) 휴대전화가 통화영역을 벗어날 때 배터리의 전원을 보존하는 것을 지원해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 기술은 휴대전화를 만드는데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기술을 사용해 반도체 칩을 제조할 할 수 있으며, 이미 퀄컴측과 국내 제조사들이 특허 침해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로 칩을 설계해야하기 때문에 번거로운 점은 있지만 이번 결정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칩을 사용하면 된다"며 "퀄컴측과 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결정이 7일 이전에 생산해놓은 제품은 앞으로도 수출을 할 수 있어 당장은 문제가 없으며, 이번 결정이 60일 안에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최종 확정이 되기 때문에 당장의 파장은 미미하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퀄컴이 60일안에 브로드컴과 화해를 하거나 연방법원 제소 등을 통해 이번 결정의 효력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단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이번 결정이 철회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측에 이번 결정의 보류를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공식적인 언급이 미국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말을 아꼈지만, 비공식적으로 대안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기술은 통화권을 벗어났을 경우 배터리의 전원을 연장해주는 것으로 알고리즘을 바꾸는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면 특허 침해를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판매 물량의 16% 가량을 미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지난해 판매한 6천440만대 중 미국에서 판매된 EVDO 이상 제품은 500만대 가량으로 8%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팬택계열은 매월 60만대 가량을 미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어 수출 물량의 50% 가량을 북미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pcw@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