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도 4개월여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서민들이 이자 부담을 일부 덜 수 있지만 금리 하락세가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이번 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77~7.37%는 지난 주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주간 단위로 고시되는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한 것은 2월19일 이후 처음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이번 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지난주 초보다 모두 0.03%포인트 하락한 6.14~6.84%와 6.15~7.00%로 고시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각각 5.96~7.46%와 6.06~7.16%로 0.01%포인트씩 하락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개월여만에 하락한 것은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CD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CD 금리는 4월16일 4.94%에서 이달 17일 5.07%로 오른 뒤 지난달 말 은행들의 CD를 통한 자금 조달 축소 영향으로 하락 반전했고 2영업일 간 0.03%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택대출 금리 하락세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감독 당국이 은행들의 무분별한 은행채와 CD 발행을 경고하면서 단기자금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은행들의 단기 자금 사정은 여전히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펀드로 자금이 계속 이동하면 은행들이 CD 발행을 통한 단기자금 조달을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최근 CD 금리 하락은 정부의 경계심 강화로 은행들이 일시적으로 고금리 특판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경기가 좋아져 민간의 자금수요가 늘어나면 이를 충당하기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CD나 은행채 금리가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의 출연요율 인상과 근저당권 설정비의 은행 부담 등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 인상 요인들이 대기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꿈틀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당국의 단기자금 시장 안정 의지에 시장이 반응을 보이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소폭 하락했지만 주식시장 활황 등 주변 여건은 크게 변한 것 같지 않다"며 "당분간 소강 상태를 보일 수 있지만 가산금리 인상 요인이 대기하고 있는 데다 당국 역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크게 낮출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여 하락세가 장기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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