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북부 마을인 트리폴리에서 20일 레바논 군과 경찰이 팔레스타인 민병대원들과 교전해 최소 40명이 사망했다.
BBC 방송 인터넷판은 이날 교전으로 레바논 보안요원 23명, 팔레스타인 민명대원 15명, 민간인 2명 등 최소한 4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사망자 수를 병사 22명, 민병대원 17명 등 최소 39명이라고 보도했다. 또 군인과 팔레스타인 난민촌 주민 등 60여명이 다쳐 사망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오후 수도 베이루트 시내 기독교인 거주지에서도 강력한 폭발물이 터져 63세 여성 등 최소 1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고 경찰 당국은 밝혔다.
이날 트리폴리 교전은 베이루트에서 북쪽으로 80㎞가량 떨어져 있는 트리폴리 시내와 인근의 나흐르 알-바리드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산발적으로 벌어졌다.
레바논 군과 경찰은 은행강도 용의자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민병조직인 파타 알-이슬람 요원들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당국은 트리폴리 남동쪽 마을인 아미운에서 19일 무장괴한들이 은행에 침입해 12만5천달러 상당의 현금을 강탈해 간 사건이 발생한 뒤 이 조직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벌여왔다.
파타 알-이슬람은 성명을 통해 레바논 군이 지속적으로 도발행위를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초래되는 결과에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레바논 군은 파타 알-이슬람이 난민촌 주변의 군 초소를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군과 팔레스타인 민병조직간 충돌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레바논의 정정불안을 가중시키는 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에도 나흐르 알-바리드 난민촌 주변에서 파타 알-이슬람 조직과 레바논 군간에 싸움이 벌어져 레바논 병사 1명이 사망했다.
레바논 당국은 이 조직이 시리아 정보기관의 조종을 받아 지난 2월 베이루트 근교에서 3명을 숨지게 한 버스 폭탄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사건 후 레바논 당국은 약 4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살고 있는 나흐르 알-바리드 주변에서 경계를 강화했다.
시리아는 파타 알-이슬람과의 연계성을 부인하고 있다.
또 이 조직은 버스 폭탄테러와 자신들이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정파인 파타에 뿌리를 두고 있는 파타 알-이슬람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항거하는 투쟁단체로 알려져 있지만 서방권의 지지를 받는 현 레바논 정부는 이 조직이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레바논에는 현재 12개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있으며, 이곳에는 총 30만∼4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난민들이 민병조직 형태의 자경대를 조직해 치안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 난민촌은 레바논 당국의 사법권이 제대로 미치지 못해 치외법권 지대로 남아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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